[인터뷰] 주주행동 선봉장이 된 IT 개발자…유진혁 액트 팀장 “정치테마주, 사지 마세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28 14:15
유진혁

▲유진혁 ACT(액트) 팀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컨두잇 본사에서 진행한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하은 기자]

“테마주는 혹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단기에 몇 번 수익을 내면 사실 다른 게 눈에 안 보일 정도다. 투자라는 것은 평생 해야 하는 것인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위험한 행위다."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 ACT(액트) 운영사 컨두잇 유진혁 팀장은 최근 조기 대선 국면에서 요동치는 정치테마주 투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에너지경제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컨두잇 본사에서 유 팀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치테마주의 위험성부터 투자자 관점에서 본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유 팀장이 정치테마주 투자를 만류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높은 실패 가능성과 단맛의 후유증, 그리고 정보의 한계였다.


테마주는 통상 선거 기간 동안의 정치인 공약이나 인물과 기업관의 관계 등과 연결되며, 투자자의 90% 이상이 개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른바 '묻지마'식 투자 형태를 보인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그 회사의 성장성과 실적, 재무상태, 위험요소 등을 보면서 투자라고 권한다. 유 팀장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런 정보를 개인투자자가 알아보는 것부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흔하다고 평가했다.




유 팀장은 “'기업 정보를 알아보라'라는 말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는데 이 정보들을 알아보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라며 “구조적으로 투자자와 주주가 알고 싶어도 알기가 어려운 형태"라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문제)는 정치테마주를 비롯한 전체 종목에 해당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컨두잇에 몸 담은 후 전문가 영역에 들어온 현재로서는 이런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더 이상 어렵지 않은 것이 됐지만, 보통의 투자자였을 때는 불가능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정보통신(IT) 개발자 출신으로 현재 컨두잇에서 웹·앱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컨두잇 합류 전 그는 국내 대표 IT 대기업에 투자했으나, 대표의 블록딜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하고 국내 주식 투자에 회의를 느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컨두잇으로 이끈 이는 이경목 컨두잇 관리이사였다. 이 이사는 유 팀장에게 '한국의 투자 문화를 바꿔보자'며 설득했다.


유 팀장의 최종 목표는 컨두잇과 함께 개인투자자가 적은 비용으로도 종목에 대한 전문 정보를 보다 쉽게 구하고, 주주 권리를 당연하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주주 팬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유 팀장과의 일문일답.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5살 즈음, 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월급을 아무리 아끼고 모아도 몇십 년은 걸릴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지출은 더 늘어날 테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부동산이나 다른 금융상품도 고민해봤지만, 적은 시드머니로도 시작할 수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주식 투자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처럼 느껴졌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거죠."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회의를 느꼈다고 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 시기 손실을 봤겠지만, 저도 A사에 투자하면서 꽤 큰 손실을 경험했어요. A사는 제가 잘 아는 IT기업이었고, 서비스 특성상 장기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거든요. 그래서 '오래 들고 가보자'는 생각으로 샀던 종목이었어요.


하지만 나중에 대표가 블록딜을 통해 대규모 매각을 진행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그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화가 났던 지점이었어요. 실적이나 산업이 아니라 경영진의 판단 하나로 큰 하락이 발생했다는 점이 정말 충격이었죠. '내가 뭘 보고 투자해야 했던 걸까'라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또한 정보 비대칭을 비롯해 한국 주식 시장이 대주주 중심 구조로 돌아간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정보 비대칭과 대주주 중심 구조 체감', 이를 쉽게 설명해준다면.


“일반 투자자는 기업 내부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시, IR자료, 언론보도 같은 외부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런 정보는 시점이 늦거나 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전문 용어나 법률 용어들이 많아서요. 또 주총 참여도 너무 어렵고 비효율적이에요. 시간도 평일 오전에 잡히고, 장소 제약도 크니까요.


예를 들면, 제가 A사 먹튀 논란을 직접 겪으면서도 아무런 대응 수단이 없었어요. 컨두잇에 와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례 같은 걸 접하면서 '진짜 이 시장은 구조적으로 소수의 대주주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구나'를 깊이 체감하게 됐어요."


◇ACT의 확장 방향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앞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건 주주 팬덤 커뮤니티에 가까운 방향이에요. 현재는 종목별 채팅방, 토론방, IR 라이브 스트리밍, 밸류업 체크리스트, 거버넌스 Q&A 같은 기능들을 준비 중이에요. 이건 단순히 기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에요.


이 데이터가 모이면, 기업 IR 채널 다변화에 압박을 줄 수 있고, 개인 투자자가 정보를 얻는 비용이 줄어들게 되죠. 결국엔 이런 흐름이 모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직접 기여하는 구조로 만들고자 해요. 이를 위해 전사적으로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이를 설정하고 모든 인원이 집중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CT는 '사서 움직인다(ACT)'는 그 이름처럼, 행동하는 소액주주를 위한 인프라에요. 많은 투자자가 '개미'라고 자조하지만, 사실 개미는 곤충 중에서도 굉장히 강인한 존재입니다. 개미가 실어주는 힘을 바탕으로 액트는 한국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끝까지 움직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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