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9조원대→올해 14조원 육박
채무보증 전체 잔액만 6조8645억원
지난해 금융비용만 5484억원에 달해
화학업황 악화·신재생에너지 변동성 커
최근 차입금과 이자 부담 커져며 우려

▲한화솔루션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 전경
미국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계열사 채무보증금액이 자기자본의 65% 수준에 이르렀다. 차입금 부담도 최근 15개월 만에 4조4393억원이나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의 주력 사업인 화학산업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 신쟁생에너지 산업도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차입금으로 미국 현지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화솔루션의 차입금과 이자가 갈수록 늘어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한화솔루션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월과 지난달 두 차례나 해외 자회사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올해도 두 차례 해외 계열사에 채무보증 진행
지난 1월에는 자회사 '한화큐셀 EPC USA'의 미국 배터리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공사 진행을 위한 배터리 구매 계약에 따른 구매자금(매입채무) 지급 2629억원에 대한 채무를 보증했다.
지난달에도 한화솔루션은 계열사인 '한화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의 외화표시 보증부 채권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자들에게 5932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 같은 두 차례의 결정이 합쳐져 한화솔루션의 채무보증 전체 잔액은 6조8645억원 규모로 늘었다. 이는 한화솔루션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인 10조6069억원의 64.7%에 달한다.
한화솔루션의 채무보증 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2023년 미국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채무보증 잔액 현황을 살펴보면 한화큐셀 USA가 1조9102억원, 한화큐셀 조지아가 1조380억원으로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최대 규모 태양광 통합단지 '솔라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솔라허브에서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발전의 필수 요소를 각각을 3.3기가와트(GW) 규모로 생산한다는 목표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중반까지 솔라허브를 완공하고 하반기에는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문제는 한화솔루션의 최근 실적이 견조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30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직후 올해 1분기 303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태양광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사업부가 롤러코스터 실적을 보인 탓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2757억원으로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362억원으로 흑자를 견인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이외에 한화솔루션의 주력 사업인 케미칼 부문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영업손실 9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화학 업황이 최악에 가까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실적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이자비용만 5484억원…올해는 부담 더 커진다
이 같이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국 지역 계열사들에 대한 채무보증을 늘린 탓에 한화솔루션의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한화솔루션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9조3499억원에서 올해 1월 말 13조7892억원으로 15개월 만에 4조4393억원(47.48%) 늘었다.
이에 따른 이자 비용도 크게 늘어나 한화솔루션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금융비용은 5484억원으로 지난 2023년 4114억원에 비해서 33.3% 늘었다. 올해는 차입금 규모가 더 늘어난 만큼 금융비용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고강도의 관세 전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한화솔루션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올해 1월부터 중국산 태양광 웨이퍼 및 폴리실리콘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일찌감치 미국 현지에서 공장 건설을 추진해온 만큼 완공 이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 기업이 발생하고 있지만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보유한 생산설비로 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내 태양광 모듈 가격도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