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 측, 전당대회 금지 가처분 신청…지도부 고발 방침 표명
지도부, ‘다음주 단일화’ 金 역제안 거부…“11일 이후 불가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6.3 조기 대선의 범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를 놓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당 지도부, 한덕수 예비후보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1일까지 무조건 단일화해 후보 등력을 마쳐야 한다며 '강제 단일화'를 밀어부치고 있는 반면 김 후보는 정면 반발하면서 독자적인 일정을 내놓았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서로 “예의가 없다", “기본이 안 됐다"는 등 감정 섞인 언사를 주고 받으며 '막장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김 후보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가 전날 결정한 '강제 단일화' 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의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며 “현 시점부터 당 지도부의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면서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후보 단일화인가, 후보 교체인가"라고 당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김 후보는 대신 '독자 일정'을 제시했다. 오는 14일 방송토론, 15~16일 당원+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2번째)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이날 김 후보를 강력 비난하면서 단일화 합의를 촉구했다. 권영세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11일까지 단일화하지 않으면)500억원이 넘는 선거운동 비용을 쓸 수 없고, 보전받을 수도 없다"며 “맨 몸으로 이재명과 싸워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3일까지 진행된 당내 경선에서 김 후보가 일관되게 단일화를 약속했고,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당원 여론조사에서도 86.7%가 등록 이전 단일화를 요구했다는 점을 근거로 김 후보의 '용단'을 촉구했다.
김 후보 측과 당 지도부·한 후보 측은 이날 서로 '막말'을 주고 받으면서 단일화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김 후보를 향해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려고 기자회견을 했다. 정말로 한심하다"고 맹비난했다. 한 후보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직후 기자들에게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어제 담판에서) 아무런 대안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후보 단일화가 진통을 빚으면서 국민의힘 대선 선거 운동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오는 11일 후보 등록 시한까지 최종 후보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자칫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에 국민의힘 기호 2번은 이번 대선에서 없어지게 된다“며 "우리 당은 대통령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는 매우 위험한 길"이라며 “후보 등록 이후에는 다른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 자체가 금지되거나 상당히 제한된다. 만약에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에는 우리가 선거 운동 비용을 쓸 수도 없고, 쓴다고 하더라도 보전받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