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5]외신이 본 후보들…‘통합’ 이재명, ‘경력’ 한덕수·김문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08 14:37

압도적 지지로 통합 메시지 전하는 이재명 ‘차기 지도자’ 평가
대선 재편의 두 변수, 한덕수·김문수 후보 단일화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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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 지형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일단 이번 대선도 원내 1, 2당인 범진보·범보수 진영을 대표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간 2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이미 지난달 27일 이재명 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김문수 후보와 외부의 한덕수 전 총리간 보수 후보 단일화가 진통을 겪고 있다.




뉴욕타임즈(NYT), 타임, 로이터 등 미국 주요 매체는 올해 한국 대선이 동북아 안보 구도, 글로벌 첨단산업 재편, 세대 갈등이라는 세 축이 맞물린 '하이브리드 총선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이 후보의 높은 지지율과 '통합 메시지'에 주목했다. NYT는 지난달 27일 “이 후보의 89.77% 득표는 1987년 직선제 이후 단일 경선 최고 기록"이라며 “분열 정치 극복과 통합을 주창하는 그의 담론이 2030 세대에게 강한 호소력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의 개발 특혜 의혹 및 검찰 수사 전력 등은 '정권 심판'이라는 프레임으로 되살아날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일찌감치 이 후보를 '2025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했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16일자 기사에서 “2022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렬에게 패배한 이재명은 차기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는 것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석열-박근혜 두 보수 대통령의 탄핵이 8년 만에 반복되면서 '보수 DNA'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고도 평했다.


로이터는 이 후보의 '고기술 산업 리더십'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경쟁' 전략에 눈길을 줬다.




로이터는 “이 후보가 반도체·AI·문화 콘텐츠 3대 성장축에 최대 250 조 원 규모의 'K-챌린지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이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 반도체 생산세액공제 10% 신설 △AI 인재 10만 명 육성 △콘텐츠 수출 150 억 달러 달성 등을 담았다. 다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동맹 중시'인지 '균형 외교'인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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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오른쪽)와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명함을 주고 받으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진영인 국민의힘의 김 후보와 무소속 한 후보에 대해선 이념·경력·외교노선을 중심으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 후보에 대해 “극심한 양극화를 안정시킬 '경제통 기술관료'"로 소개하며, 무역‧재정 경험이 한·미 관세 협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한덕수가 계엄 논란과 선거 부정 의혹을 명확히 선 긋는 '중도 통합형'이라면, 김문수는 당내 강경 노선을 대변한다"고 구분했다. 이 매체는 지난 3월 24일 “한덕수는 다섯 명의 대통령 아래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기술관료로서, 그의 경험과 안정적인 이미지 덕분에 정파를 초월한 신뢰를 받아왔다"면서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정부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으며, 그의 이러한 역할이 정치적 분열을 넘어서는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보도했다. 김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의 강경한 노동·안보 어젠다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대중 무역 보복 리스크 속에서도 규제 완화와 국방비 증액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재정건전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 봤다.


블룸버그는 한 후보가 관세 보복 국면에서 '친세계화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월가에 의미 있는 시그널이라 평가했으며, 김 후보의 대미 안보 공조 강화 공약이 “한·미·일 반도체·배터리 삼각동맹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3일 김 후보 선출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의 이력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과거 노동운동가였으나 이후 강경 보수로 전향한 인물"이라며 “북한에 대한 강경한 대응과 과학 및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을 포함한 보수적인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한 후보에 대해서는 “다섯 정부를 거친 다면적 경험을 지닌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라며, 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개방을 추진할 '신뢰할 만한 조정자'로 묘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최근 한 후보에 대해 “한‧일 셔틀외교 복원을 강조했다"면서 “한일 안보연계 강화에 호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에 대해선 “노동계 출신이지만 현 정책은 친기업 성향으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한 후보가 “미·중 사이 균형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주의자", 김 후보에 대해선 “56.5% 득표로 보수 경선에서 승리했으며, 친미 안보 노선과 핵잠수함 도입 공약으로 강경 색채가 부각됐다"고 전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지난 1일 한 후보를 무소속 정치인으로 소개하며, 여야 모두로부터 신뢰를 받는 인물로 평가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Le Monde)는 지난 2월 4일 김 후보를 과거 노동운동가에서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했다고 전하면서 “김문수의 '원전 르네상스' 공약이 프랑스 한국 간 원전 동맹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목했다.


종합하면 외신들은 이 후보의 경우 '분권·실용·다자', 김·한 후보는 '안보·시장·보수결집'의 키워드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 외교 전략의 방향성, 경제 안정성 등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며 “내부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고 외부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국제 사회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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