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흑자전환, 수장 교체...‘부코핀’ KB뱅크, 쇄신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16 05:47

차기 행장에 인도네시아 현지인 발탁
현지 당국과 소통, 영업력 강화

4월 말 차세대 뱅킹시스템 구축 완료
데이터 전산화로 고객관리 집중

1분기 흑자전환 성공했지만
펀더멘털 개선 확인까지 ‘신중론’

KB뱅크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이 3년 만에 은행장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변화에 착수했다. KB뱅크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전환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세대 뱅킹시스템 구축 완료, 현지인 행장 선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뱅크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행장에 인도네시아 현지인을 발탁한다. 2022년 5월부터 3년간 KB뱅크를 이끌던 이우열 행장은 사임한다.


KB뱅크가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현지 은행 전문가를 앞세워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확대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KB뱅크가 지난달 말 경영 정상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차세대 뱅킹시스템(NGBS) 구축을 완료한 만큼 수장 교체로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KB국민은행이 2023년 1월 NGBS 개발에 착수해 작년 8월 오픈을 목표로 20개월간 약 100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기존에는 대출심사 과정, 만기일, 이자계산 방식 등을 모두 수기로 입력했다. 그러나 이번 NGBS 구축으로 해당 데이터를 전산화·자동화하고, 은행 직원들이 사용 중인 전산시스템과 고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을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KB뱅크 직원들은 업무 처리 시간을 줄여 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관리와 영업력에 집중할 수 있고, 고객들은 안정적으로 모바일,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분기 흑자전환...경영정상화는 '물음표'

여기에 KB뱅크가 1분기 3422억6000만 루피아(한화 약 2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고무적이다. KB뱅크는 2022년 8021억원, 2023년 2613억원, 지난해 36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며 고전했다. 다만 KB국민은행이 KB뱅크 지분 67%를 보유 중이고, KB금융지주 연결기준으로 보면 1분기 순이익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KB뱅크의 1분기 흑자전환이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인지, 혹은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KB뱅크 흑자전환을 위해 부진 점포 폐점, 경비 감축, 지점 네트워크 축소 등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실제 KB뱅크 현지법인 자지점 수는 2022년 275개에서 지난해 171개로 급감했다.


그러나 KB뱅크가 여신 영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기반을 구축했는지, 사업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는지를 평가하는 건 1분기 실적만으로는 시기상조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도 KB뱅크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KB뱅크의 오랜 적자는 단순하게 수장의 경영능력이라기보다는 인도네시아라는 특성, 코로나19, 사전 조사 미흡 등 여러 가지 이슈가 맞물렸을 것"이라며 “한 개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KB뱅크가 하루아침에 정상화되길 바라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KB국민은행은 KB뱅크를 포함해 해외법인 5개, 해외지점 11개의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올해는 글로벌 사업 안정화, 경영관리체계 재정립에 집중하며 KB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주주이익 환원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자본효율성, 비용효율성을 고려한 경영관리체계를 정립해 내실 중심의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KB뱅크는 경영성과를 개선해 지속가능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