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는 지능형·통합·사물 인터넷, ‘Z’는 시종일관 책임 의미”
화물창 생애주기에 필요한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7일 화물창 설계·건조부터 운항·유지·관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출원한 상표 'iZ'. 사진=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
극저온 저장 기술이 조선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D현대가 극저온 화물창 기술을 전주기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자체 브랜드 'iZ'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써 HD현대가 화물창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9일 본지 취재 결과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 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특허법인 정안을 통 'iZ'라는 상표를 출원했고 동시에 총 30개 지정 상품을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범위는 금속제 가스·액화 가스 저장 탱크와 선박·선박용 연료 탱크, 조선·저장 탱크 수리업 등으로 액화 천연 가스(LNG) 연료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이 포함돼있다.
상표권 등 지적 재산권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HD한국조선해양이 출원인으로 대신 나섰지만 HD현대중공업이 주도했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따라서 해당 상표를 실제 활용할 주체 역시 HD현대중공업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업계 최초 극저온 화물창 관련 기술 브랜드화 시도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iZ'의 'i'는 intelligent(지능형)·integrated(통합)·IoT(사물 인터넷)를, 'Z'는 'from A to Z'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라며 “화물창 설계·건조부터 운항·유지·관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극저온 화물창은 LNG의 경우 영하 162~163℃, 액화 수소의 경우 영하 253℃ 이하의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특수 저장 탱크로 선박 건조 기술의 핵심 영역이다. 천연 가스는 극저온에서 액화되고 부피가 약 600분의 1로, 액화 수소는 약 800분의 1로 압축된다.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단열 성능이 필요하다. 외부로부터의 열 유입을 최소화하고, 내부 화물이 기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또 극저온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과 기밀성을 유지해야 하고 누출이나 파손 시 안전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이와 관련, 화물창 최적 형상을 위해서는 액체 화물의 출렁임과 이로 인한 벽면의 유체 충격 현상인 '슬로싱' 하중 평가 수행이 필수적이다. 이는 △액화 천연 가스 운반선(LNGC) △액화 에틸렌 운반선(VLEC) △액화 천연 가스 저장 시설(FLNG) 등 화물창 핵심 설계인자이기도 하다.
국내 조선업계는 선박·해양 플랜트 건조 기술에서는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핵심 기자재 분야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HD현대는 2023년 5월 국산 화물창(KC-2) 기술을 적용한 국내 최초 LNG 벙커링 전용 선박 명명식을 진행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AI 기반 화물관리 시스템과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 'ISS 2.0' 등 차세대 기술을 선박에 적용해 LNG 증발 가스(Boil-off Gas) 최소화·탄소 배출 저감·운항 최적화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때문에 'iZ' 역시 이러한 기술적 토대를 바탕으로 극저온 화물창의 설계·생산·운영·수리·정보 제공 등 모든 부분을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