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대형사 1분기 순익 5% 감소
한화생명, 투자손익 감소 영향
삼성생명 보험 선방·투자 방어
업계 전반 수익성·건전성 ‘비상’

▲삼성·한화·교보생명·신한라이프 등 4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816억원을 가두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5.67% 감소했다.
최대실적 행렬을 이어오던 생명보험업권의 기세에 제동이 걸렸다. 생보업권은 1분기 수익성 지표를 위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 손익에서의 성과 여부가 실적을 가르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신한라이프 등 4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816억원을 가두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5.67% 감소했다.
대형사 중 순이익의 하락폭이 컸던 곳은 한화생명이다. 1분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하락한 295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발 관세정책 등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에 투자손익이 22.2% 감소하면서 실적 하락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부문장은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당기순이익은 보험손익 증가에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투자손익 둔화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손익은 2325억원에서 2334억원으로 0.4% 오르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보다 23.6% 감소한 6881억원을 기록했고 신계약 CSM도 줄어들었다.
교보생명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28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0.8% 줄어들었다. 보험 손익이 1631억원으로 16.6% 늘었음에도 투자손익이 2423억원으로 18.7% 줄어든 결과다.
중소형사 중에선 동양생명의 하락폭에 이목이 집중됐다. 1분기 순이익은 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쪼그라들었다. 투자손익이 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했지만 보험손익이 92.7% 줄어 실적을 끌어내렸다.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는 작년 1분기 2320억원 대비 21.1% 감소해 보험료 수입이 축소됐다. 신계약 CSM과 CSM 잔액 모두 각각 6.8%, 1.1% 감소해 수익성 지표가 악화됐다.
업계 맏형인 삼성생명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1% 늘어난 6353억원을 기록해 유일하게 수익성 역성장을 방어했다.
보험손익과 CSM 상각익이 증가한 가운데 장기 수익 CSM 일부가 실적에 반영된 영향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개선된 결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손익은 예실차 개선 영향에 전년 대비 3.6% 늘어 277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 신계약 CSM은 전년보다 23.3% 줄었다. 투자손익도 전년 대비 0.4% 늘면서 양방 수비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 CSM은 대형 3사 모두 감소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과 할인율 하락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신계약 CSM은 각각 전년 대비 23.3%, 5.3%, 34.6% 급감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도 하락세다. 삼성생명의 총자본 킥스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185%를 가리켰지만 올해 3월 말 기준 180%(잠정치)로 5%p 하락했다. 한화생명의 3월 말 킥스비율 잠정치는 155%로 금융당국 권고치 150%를 간신히 넘어섰다. 교보생명은 올해 3월 말 킥스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는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외에도 보험 본연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해석하고 있는 가운데 신계약과 APE, CSM 감소를 완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CSM에 유리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장기보험은 줄이고 건강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포트폴리오로 재편 중이다. 이동훈 삼성생명 채널마케팅 팀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수익성이 낮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사망 담보 상품의 물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 부문장도 “1분기 신계약 CSM 가운데 보장성 CSM 비중이 94%까지 확대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