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5]‘그림자 또는 실세?’…후보 배우자들도 뛴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21 15:20

국민의힘 ‘배우자 토론회’ 제안으로 각 후보들 배우자들에 관심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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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부인 설난영씨(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후보들의 배우자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상깊은 조용한 내조, 법적 리스크는 진행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는 1966년생으로 충청북도 중원군에서 태어났다. 선화예술고등학교, 숙명여대 음악대학 학사 출신으로 명지대 통합치료대학원에서 음악치료학을 전공했다. 1990년 당시 숙명여대 피아노과 85학번이었던 김 여사는 오스트리아 유학을 준비하던 중 그해 8월 갓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이재명 후보와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만난 지 약 6개월이 지난 1991년 3월 결혼해 슬하에 아들 2명을 뒀다.



김 여사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김 여사가 법인카드를 이용해 지인들에게 식사 제공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교계와 복지시설을 비공개로 방문하는 등 조용한 선거 운동을 진행 중이다. 광주에서는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하고 5·18 유족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는 등 절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외적으로도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설난영과 만남을 가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활발한 노동운동가이자 정치적 동지, 적극적인 공개 행보 이어가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는 활발한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종교계와 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유튜브 방송과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선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1953년생인 설 여사는 전라남도 고흥군이 고향이다. 순천여고, 성심여대를 졸업하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박정희 군사정권이던 1970년대 말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당시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이던 김 후보를 만나 결혼해 슬하에 딸 1명을 뒀다.


설 여사는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법카로 밥 안 사먹어, 관용차도 안 타"라고 발언하며 대비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발언에 대해서는 “한소리했다"며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고려한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배우자들이 공적 역할과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법적 책임과 권한은 명확하지 않다. 일각에선 영부인 활동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면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부인 김건희씨의 국정 개입·비리 의혹에 시달리다 결국 12.3 비상계엄을 일으켜 탄핵 당한 만큼 배우자의 법적 역할과 지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직선 정치지도자의 배우자에게 명확한 지위, 역할,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해온 사례는 거의 없다. 객관적·중립적·공적이어야 할 통치 행위에 선출되지 않은 사람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통령 등 최고 지도자의 배우자들은 암묵적으로나마 정치적 지위를 보장받으면서 나름의 역할을 비공식적으로 수행해왔다. 대통령과 대중간의 소통을 원활히 한다거나, 빈민 구제, 아동복지, 대중문화·예술, 해외 홍보 등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식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주요 정당 후보들의 배우자들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배우자들에 대한 검증이 더 이상 정치적 공세나 사생활 침해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성과 권한의 경계·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며 “향후 영부인에 대한 법적 지위와 활동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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