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문제를 두고 조만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측이 재차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미중 양국이 도출한 '관세전쟁'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자 중국은 합의를 어긴 것은 오히려 미국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미중 두 정상이 이번 주 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고 통화가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도 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상대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는 '제네바 합의' 이행을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회담을 통해 양국이 서로 90일간 115%포인트씩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이 합의로 인해 모든 것이 빠르게 안정됐고 중국은 평소처럼 사업을 재개해 모두가 행복해한 것이 좋은 소식"이라며 “나쁜 소식은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전적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자신이 결정한 미중간 관세 인하 합의로 인해 중국이 큰 경제적·사회적 위기를 모면하고 안정을 찾은 점을 언급한 뒤 “좋은 사람(Mr. NICE GUY)이 되어준 대가가 고작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달 30일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 약속한 일부 핵심 광물의 흐름(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을 보지 못했다"며 “중국은 핵심광물과 희토류 자석 같은 것에서 계속 속도를 늦추면서 흐름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4월 이후의 각종 관세·비관세 조치 중단·해제를 약속했으므로 희토류 7종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 조치도 풀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측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오히려 미국이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중국은 책임지는 태도로 (지난달)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합의를 진지하게 대하고 엄격하게 이행하며 적극 수호했다"면서 “중국의 권익 수호는 흔들림 없고, 합의 이행은 진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반면 미국을 보면, 제네바 회담 후에도 계속 여러 새로운 대(對)중국 차별적 제한 조치를 계속 내놨다"며 “여기에는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 가이드 발표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판매 중단,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미국은 일방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경제·무역 마찰을 일으켜 양자 경제·무역 관계의 불확정성·불안정성을 키우면서도 스스로 반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남을 비난하고 이유 없이 중국이 합의를 위반한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사실을 심각하게 벗어난 것"이라며 “중국은 억지스러운 비난을 단호히 거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미 제네바 회담 공동성명은 양국이 상호존중·평등협상의 원칙 아래 달성한 중요 합의로 쉽게 나온 성과가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마주 보고 즉각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기를 촉구한다"며 “미국이 고집스레 중국의 이익을 계속 훼손한다면, 중국은 계속 단호하고 힘 있는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미중이 무역합의 문제를 놓고 충돌하면서 관세전쟁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전화통화로 관련 의견이 조율될지 주목받는 상황이다.
레빗 대변인에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지난 1일 CBS 인터뷰에서 “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하면 이게(무역 합의 위반 문제)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정상 간 통화 일정이 잡혔냐는 질문에 “난 우리가 매우 곧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날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A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에 시 주석과 무역 협상에 관한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구체적인 날짜를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둘이 제네바 합의에 대해 대화할 것이라고 (양국 간에) 논의가 돼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