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전우들이여…" 참전유공자의 편지 낭독에 숙연한 감동

▲박덕용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이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제공=칠곡군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제70회 현충일을 맞은 6일 오전, 경북 칠곡군 충혼탑 앞은 이른 아침부터 묵직한 침묵이 감돌았다.
칠곡군이 주관한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된 가운데, 이날 행사에서 낭독된 한 편지 한 장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편지를 낭독한 이는 박덕용(92)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 그는 '전우에게 보내는 편지'를 직접 읽으며 전장에서 함께했던 전우들을 기렸다.
박 회장은 낭독을 시작하며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고, 편지의 한 줄 한 줄은 식장 곳곳에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박 회장은 “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던 모습, 가족을 향한 마지막 한마디가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이내 흐느낌으로 이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재욱 칠곡군수 역시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닦았다.
특히 박 회장이 마지막으로 “먼저 떠난 전우들이여, 하늘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으시게나"라고 고개를 숙이며 마무리하자, 현장은 숙연함을 넘어 먹먹한 정적에 잠겼다.
이날 추념식에는 유가족과 보훈단체, 지역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김재욱 군수는 추념사에서 “이날만큼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며 “우리의 책임은 그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편지 말미에 “남겨진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지켜가겠다"는 각오를 덧붙이며,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칠곡군은 매년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추념식은 그 의미를 되새기며 지역 공동체가 하나 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