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신한카드 필두로 트래블카드 포트폴리오 강화
네·카·토 페이, 간편결제 서비스 앞세워 입지 확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올해도 중국 무비자 여행 등에 힘입어 해외여행객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이같은 수요를 공략하면서 고객 저변을 다진다는 전략이지만, 신흥강자의 행보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IT 기반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1~5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인원은 3041만338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편을 취항하는 등 이같은 추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대체공휴일과 대선을 비롯한 기간을 활용해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잦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분기 수준의 엔저(엔화 약세)는 아니지만, 여전히 일본을 찾는 관광객도 많다. 올 1분기에만 250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일본에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외 결제액도 늘어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9곳(삼성·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NH농협·롯데·BC)의 올 1~4월 해외 개인 체크·직불카드 이용금액은 약 2조2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급증했다.
이 중 하나카드와 신한카드가 트래블카드를 무기로 전체 이용액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상품 경쟁력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등 더욱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도 지속하는 중이다.
하나카드는 하나머니 편의성을 높였다. '트래블로그' 고객 절반이 2종 이상 환전한 것에 착안, 외화 잔액 확인을 쉽게 만든 것이다. 이는 1000만 회원 달성을 위한 조치로, 실시간 환율 및 트래블로그 관련 서비스 가시성도 끌어올렸다.
신한카드는 'SOL트래블J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올해 쏠트래블 체크카드 이용 고객의 44%가 일본에 집중된 만큼 일본 특화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일본 관광객이 많이 들르는 돈키호테·편의점·스타벅스를 비롯한 곳에 혜택을 집중한 것도 특징이다.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등도 해외 여행 관련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왼쪽)·신한카드 '쏠 트래블 체크카드'
트래블카드의 수익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ATM 인출 수수료 면제를 비롯한 혜택을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젊은층 등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관련 상품에 힘을 쏟고 있다는 입장이다. '집토끼'를 늘리면 자사의 다른 상품 고객이 확대되는 등 지속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토스페이가 급성장하면서 이같은 구상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간편결제는 일본·동남아시아·유럽에서 실물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불편을 겪는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카드 업무가 불가능한 기업의 특성을 오히려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곳을 공략하는 발판으로 전환한 셈이다. QR코드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이 간편결제 시장의 '최대주주'로 꼽힌다.
신한카드가 쏠트래블과 알리페이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해소하는 것도 이같은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도 유니온페이와 협업해 '트래블로그 유니온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중국에서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를 쓰기 쉬워진 점도 언급된다. 별도의 결제 어플리케이션이 없어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현지 업체와 손잡은 덕분이다.
특히 네이버는 중국 3대 페이사(알리페이플러스, 유니온페이, 위쳇페이)와 모듀 제휴했다. 사실상 '중원'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토스페이도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자체 앱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기 침체와 가맹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국내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법정 최고인하율 인하를 비롯한 정책적 리스크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해외여행 수요와 해당 시장이 꾸준히 커지는 것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