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 지수가 역대 대통령 허니문 랠리 중에서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제까지 대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라면서도, 이번 대선 직후 보이는 역대급 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환호하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직전 거래일에 견줘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에 마감했다. 취임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까지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 거래일 대비 전체 228.58포인트(8.47%) 올랐다. 문민정부 수립 이후 치러진 8번 대통령 선거 이후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수익률 가운데 가장 높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5거래일 만에 코스피를 8% 끌어올린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은 6월 들어 4조원 넘게 순매수하는 등 '바이 코리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5000을 공약한 이 대통령의 강한 주가 부양 의지와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던 미·중 관세 전쟁의 완화 조짐, 달러 대비 원화의 강세 흐름 등이 외국인 순매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역대 대통령 선거 전일 대비 7거래일 코스피 지수 등락률
역대 대통령 선거 후에도 대체로 코스피 지수는 올랐지만, 그 폭은 미미했다. 역대 대선 전날부터 7거래일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면, 이재명 대통령(8.47%), 윤석열 전 대통령(2.75%), 김영삼 전 대통령(2.70%), 이명박 전 대통령(1.92%), 박근혜 전 대통령(0.20%), 문재인 전 대통령(0.01%), 김대중 전 대통령(-10.08%), 노무현 전 대통령(-11.52%) 순이다.
허니문 랠리 상승폭을 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당선 직후 최대 급락폭을 보인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을 보면, 취임일(592.25) 대비 퇴임일(1686.45) 코스피 종가와 비교하면 무려 184.75% 올랐다. 급락폭을 보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19.35% 올랐다. 변동을 보이지 않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기간 중에는 17.23% 올라 코스피 3000선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대형 이벤트로 주가 변동성이 높았던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는 IMF 외환위기였고,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대선 이후 국내 증시 흐름./유진투자증권
그래도 대선 후 코스피 지수는 부정적이진 않았다. 유진투자증권이 2일 발표한 '대선과 주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대선 한 달 후 주가는 3~4% 올랐고, 1년 뒤에는 14~16% 상승했다"며 “선거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하락해서 정책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