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하남시, 보훈 실천하며 기억으로 일상 잇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17 12:13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호국보훈 의미를 되새기는 6월, 하남시는 국가유공자를 기억하며 이를 행정과 정책에 부지런히 접목하고 있다. 추모가 그래서 행동이 되고, 감사가 정책으로 이어진다.




보훈 기림은 이때 비로소 과거사 칭송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내일을 설계하는 자양분이 된다. 순국선열이나 호국영령과 같은 희생과 헌신이 시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남시는 다양한 보훈 정책을 시민과 함께 적극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존경과 예우, 사람을 향한 진심이 온전히 담겨 있다.


◆ 김기엽 여사 헌신 기억하며, 이현재 시장이 건넨 진심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제공=하남시

이현재 하남시장은 민선8기 출범 이후 처음 맞은 2023년 현충일을 '기억과 예우'로 풀어냈다. 현충일 전날인 6월 5일, 이현재 시장은 6·25참전 유공자 김기엽 여사 자택을 찾아 감사 인사를 건넸다.



김기엽 여사는 6·25전쟁 당시 열여섯 나이에 언니와 함께 여성 학도병으로 자원했고, 1군단사령부 소속으로 정보 수집 업무를 맡아 전장을 누볐다. 총성과 두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조국을 지켰던 삶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다.


이현재 시장은 김기엽 여사의 눈길을 마주하며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그 용기야말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입니다." 그의 인사에는 진심 어린 존경과 함께 그 기억을 끝까지 품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하남시는 또한 매해 현충일 이면 보훈단체장들과 오찬 자리를 함께하며 감사 마음을 전하고 있다. 따뜻한 식사 한 끼에 담긴 존경은, 하남시가 이어가는 작지만 깊은 전통이다.


◆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수당-시설-복지 확대일로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제공=하남시

올해 하남시는 보훈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15억원 이상 증액해 총 77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보여주는 존경과 감사의 표현이다.


보훈명예수당은 15만원에서 올해 17만원으로 인상하고, 참전유공자 배우자에게는 월 7만원 수당이 지급된다. 국가를 위한 헌신이 사회적 존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재정적 기반을 촘촘히 마련한 셈이다.


의료 혜택 역시 강화됐다. 독립유공자와 유족에게는 진료비의 일부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며, 관내 4개 보훈부 위탁병원(햇살병원, 감일성모내과, 박지영내과, 서울본정형외과)과 3개 지정약국(경희약국, 상록수약국, 감일태평양약국)에서 진료와 약제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미사-위례 지구의 약국 추가 지정도 현재 검토 중이다.


하남시 보훈 정책은 단순한 수당 지급을 넘어 기억의 존엄을 지키고 삶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출발하고 있다. 행정은 정책이 아닌 사람을 향할 때, 비로소 진심이 되기 때문이다.


◆ 하남시종합복지타운 준공… 보훈회관 '기억의 집' 되다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제공=하남시

작년 하남시 신장동에 개관한 하남시종합복지타운은 복지-문화-돌봄이 어우러진 복합생활공간이다. 그 안에 자리 잡은 보훈회관은 단순한 사무 공간을 넘어 기억과 존경이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인 보훈회관에는 상이군경회, 광복회, 고엽제전우회 등 9개 보훈단체가 입주해 있으며, 약 2500명 회원이 이 공간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1층에 조성된 보훈전시관은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상시 개방하고 있다. 전시는 독립운동가 구승회-김홍렬 등 5인의 항일 활동기, 6·25전쟁 연표, 월남전 사진 아카이브, 구술 채록 영상 등으로 구성됐으며, 학교 및 단체 전시도 가능하도록 외부 대관 체계도 갖췄다.


특히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그 기억을 공유하고 오늘의 삶과 연결 짓도록 기획된 공간이다. 나아가 과거의 울림이 현재를 깨우고, 미래를 향한 시민 의식을 고양하는 '살아 있는 역사 교실'로써 기능한다.


◆ 함께 걷고 함께 기억하는 공동체… 67개 세부사업 추진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제공=하남시

올해 하남에는 보훈회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단체 활동과 연계된 보훈 정책이 세밀하게 설계돼 있다. 보훈단체별 전적지순례, 안보교육, 유족 위안행사 등 67개 세부 사업이 추진 중이며, 올해는 광복회와 6·25참전유공자회에 단체 차량도 신규로 지원했다.


또한 오는 9월에는 '보훈가족의날'을 신설해, 세대 간 소통과 시민참여 중심 보훈문화 행사를 기획 중이다. 보훈은 이제 더 이상 특정한 세대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기억하고 함께 만드는 도시 공동체 기반이란 인식이 하남시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


◆ 추모를 넘은 동행…구술채록 '기억으로 쓰는 역사' 발간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존경을 실천하는 도시, 보훈을 잊지 않는 하남. 제공=하남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 사람의 삶은 한 도시의 역사다. 하남시는 호국영웅의 생애를 시민 손으로 기록하는 '기억으로 쓰는 역사' 사업을 통해, 구술 채록과 아카이빙이란 방식으로 전쟁과 희생, 유가족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올해는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유공자 및 보훈가족 14명을 선정해, 시민 기록조사원들이 찾아가 삶의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발간한다. 이 과정은 인터뷰와 영상 기록, 사진 촬영, 전시물 수집까지 아우르며, 참여자 모두가 '기억의 전승자'가 되는 프로젝트다.


오는 19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하남시종합복지타운 보훈전시관에서 '기억으로 쓰는 역사'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한 사람의 말과 사진, 눈물과 웃음이 모여 도시의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은 미래 세대에게 길이 남을 유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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