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몸집은 작지만, 영업이익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분기 순이익은 다소 줄었다. 그러나 자기자본 규모가 더 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을 제치고 영업이익 규모 4위를 차지했다. 기존 강점인 위탁매매 수익은 유지하면서 투자은행(IB)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덕분이다.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아 '6번째 초대형 IB'에 오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23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반 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38.46% 늘어난 3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3.62% 줄어든 3255억원이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22.3%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다른 증권사가 해외 사업 부문, 자산운용 수익으로 실적을 방어한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 거래 중심의 사업 구조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2024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5조6478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9위이지만, NH투자증권(7.9조), 메리츠증권(7.3조), KB증권(6.7조), 하나증권(6.0조) 등을 제치고 영업이익 규모는 4위다.
20년간 위탁매매 1등…투자은행 부문 성장세
키움증권에 따르면, 1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45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5% 늘었고, 직전 분기에 견줘서 23% 늘었다.
키움증권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위탁매매 수수료>이자 손익>운용 손익>기업금융 수수료 순이다. 위탁매매 부문 수익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키움증권이 새로운 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투자은행(IB) 부문도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키움증권 순영업수익 부문별 내역
키움증권의 강점은 단연 위탁매매다. 국내 개인 투자 고객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20여 년간 리테일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844억원이다. 주식 수수료 수익 1411억원, 파생상품 수수료 수익 433억원이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늘어 1분기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국내주식 수수료는 737억원, 해외주식 수수료는 674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국내주식 수수료(895억원)는 줄었지만, 해외주식 수수료(372억원)는 81.8% 늘어나 1분기 매출을 견인했다.
기업금융 수수료 부문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신규 딜을 중심으로 실적을 늘렸다. 올해 1분기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5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4억원)에 견줘 4.8% 늘었다. 구조화·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44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채자본시장(DCM) 수수료는 68억원, 인수금융 수수료는 55억원이다.
키움증권,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에 오를 수 있을까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24년 선임됐다. 하반기에 있을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획득과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 키움증권은 기존 초대형 투자은행 태스크포스(TF)를 종합금융팀으로 승격해 초대형 IB 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엄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발행어음, 퇴직연금 등 향후 먹거리 준비"를 키움증권이 나아가야 할 네 가지 방향 중 하나로 꼽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에서 3분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을 기업 대출, 채권,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하면 새로운 수익원이 생기는 셈이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4조원을 넘겨 신규 초대형IB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본 요건은 갖췄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넥스트레이드를 포함한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25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무엇보다 발행어음 신규 인가가 기대되어 탄탄한 브로커리지를 기반으로 IB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라인업이 완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제도 개편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