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개포대전’…삼성물산 vs 대우건설, 승자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17 15:40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삼성물산 입찰 마감 전 일찌감치 보증금 150억 납부하고 ‘출사표’

대우건설, 리뉴얼 ‘써밋’ 최초 적용 ‘승부수’… 김보현 사장 현장 직접 찾아 수주 ‘독려’

양자 모두 수주전 승리 자신… 삼성물산 “방심 안 해” 대우건설 “새로운 써밋으로 승부”

개포우성 7차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 7차 아파트 전경. KB부동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 7차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벌인다. 5년 전 반포에서 맞붙었고, 당시 삼성물산이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현재 대우건설이 오래전부터 공을 들인 가운데 삼성물산이 수주에 뒤늦게 뛰어든 상태다. 아파트 브랜드 파워 1위 '래미안'와 언더독의 뒤집기를 노리는 대우건설의 경쟁이 치열하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개포우성 7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이 마감된다. 삼성물산은 수주전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전날 보증금 300억원 중 150억원을 현금 납부하는 등 총력전이다. 입찰 참여 업체는 마감일까지 이행보증증권 150억원과 현금 150억원 등 총 3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을 납부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는데, 이를 사실상 완수한 것이다. 관례 상 보기 드문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강력한 수주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 참여 여부를 놓고 여러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신속하게 보증금을 납부하므로서 뒷말이 나오지 않게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주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일찌감치 수주전에 뛰어들었던 대우건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전에도 의사만 내비쳤다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엔 아예 미리 사전에 도장을 찍으려는 의도 같다"며 “ 흔들리지 않고 우리도 입찰 마감에 맞춰 보증금을 납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강남 도시정비사업 수주 대결은 5년 전 반포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에서 한 차례 이뤄졌었다. 2020년 5월 삼성물산은 반포 3주구 재건축조합 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316명 가운데 687표(득표율 52%)를 얻어 617표(46%)를 받은 대우건설을 단 70표차로 제치고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이는 오는 8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개포우성 7차 상황과 묘하게 닮아있다. 우선 오래전부터 대우건설이 공을 들여왔던 현장에 삼성물산이 후속주자로 수주전에 참여했다.


당시 대우건설은 자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써밋'이 아닌 반포 3지구에만 적용하는 특별 브랜드 형식의 '트릴리언트 반포'를 조합 측에 단지명으로 제시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뒤늦게 수주전에 뛰어든 삼성물산이 결국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앞서 승리하긴 했지만 압도적이진 않았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서초그랑자이, 2021년 입주)에서 GS건설에 패한 이후 5년 이상 강남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철수했었다. 이후 수년 간 절치부심한 삼성물산은 2020년 상반기부터 다시 강남 재건축 시장에 참여했고, 신반포 15차와 반포 3지구에서 연달아 재건축 수주에 성공해 현재까지 래미안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5년 전 반포 3주구에서도 이전부터 공을 들여왔던 대우건설이 이길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2020년 당시 우리 회사 입장에서도 워낙 오랜만에 재건축 수주 시장에 나선만큼 수주가 쉽지 않았다고 봤다"며 “그래서 더욱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에도 대우건설이 사전에 깃발을 꽂아놓은 상황이지만, 결국 래미안의 역전승이라는 결과는 같을 것"이라고 수주 성공을 자신했다.


대우건설 측도 새로 선보이는 '써밋'의 첫 적용 단지라는 '필승 카드'를 내세워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김보현 사장도 최근 현장을 방문해 수주 독려에 나서는 등 분위기를 고양시키는 모양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개포우성 7차 현장은 당사가 아주 오래전부터 정성을 들여온 곳"이라며 “현재 현장 분위기 역시 삼성물산 측 인원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우건설이 주도하고 있고, 조합원들 표심에서도 당사가 앞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조합원들 사이에서 '삼성'과 '래미안'이라는 이름값이 워낙 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020년 반포 3주구에서 래미안과 대결해 단 '한끗' 차이로, 너무나 아쉽게 시공권을 상대방에 내줬다. 그 때 당시에 정말 많이 울었다. 이번엔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새롭게 태어나고 더욱 강화된 리뉴얼 버전의 '써밋' 브랜드를 내세워 5년 전의 아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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