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비만치료 ‘메디케어’ 확대 적용법 회부
한미약품 비만약 개발 프로젝트에 호재 기대감↑
“빅파마 비만치료제 개발·투자 공격적 추진 전망”

▲▲한미약품 본사 전경
미국 의회에서 비만 치료에 의료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최근 미국 내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에 따라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이에 적극 대처하려는 목적이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진출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들에 호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9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 상원의원 18명이 발의한 '2025년 비만 치료 및 감소법안'이 상원 재무위원회에 회부됐다. 사회보장법을 개정해 비만 예방과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약물 치료까지 '메디케어 파트D'의 보장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비만치료제의 의료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었다. 비만치료제 역시 질병 치료제보다 미용 목적 의약품으로 보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비만 인구 증가로 복합적인 사회 문제가 대두되면서 미국 정부의 인식도 달라졌다. 비만 합병증과 더불어 비만 자체의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다. 비만과 과체중이 현재 미국 전역에서 두 번째로 큰 사망원인이며, 이로 인해 연간 3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분석도 나왔다.
특히 미국 메디케어(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공공 의료보험) 수혜자의 비만율이 1987년에서 2016년까지 약 4배 폭증한 가운데, 2030년에는 메디케어 수혜자의 절반 가량(47%)이 비만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도록 인식이 전환된 배경이다.
이러한 미국 내 인식 전환으로 비만치료제에 대한 메디케어의 보장 범위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며 한미약품 등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선도기업들에게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상용화 시점이 가장 가까운 비만치료제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형태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하반기까지 개발을 마무리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이면서 위고비 등 기존 약물과 비교해 위장 관련 부작용을 개선한 것이 강점이다.
한미약품은 또, 'HM15275'·'HM17321' 등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HM15275는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약 25%의 체중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다. 현재 임상 1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빠르면 올 하반기에 2상 임상시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HM17321는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도 근육은 증가하도록 설계된 신개념 비만치료제다. 그동안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 '체중 감량-근육 증가 동시 실현'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비만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 전임상 연구결과 발표에서 체중 감량·근육량 증가 효과를 확인하면서 차별성을 입증했다. 올 하반기엔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게 한미약품의 목표다.
한미약품은 오는 2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에 참가해 이 같은 비만치료제의 전임상·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비만 환자의 의료보험 적용을 확대할 경우 다른 나라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전세계 비만치료제 개발과 투자는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