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며칠 내 이란 공격”…트럼프, 충성파 반대에도 중동전쟁 개입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19 11:56

“美, 이번 주말 이란 공격할 가능성”…트럼프 지지자 53% “개입 반대”

이스라엘, 이란 아라크 중수로 공격…이란, 이스라엘 병원 등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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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미국이 앞으로 며칠 이내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에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소식통은 이번 주말에 미국이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 연방 기관들의 고위 간부들은 이미 이란을 공격할 채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 관리는 “모든 옵션들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 가능에 대해 모호한 발언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지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나는 무엇을 할지에 대한 생각들이 있다"며 “나는 시한이 다가오기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내리고 싶다. 상황은 변하기 때문인데 특히 전쟁은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싸우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싸움이냐 (이란의) 핵무기 보유냐 사이의 선택이라면 해야 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승인했지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지 보기 위해 최종 명령은 보류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과 핵 협상 등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해왔지만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 이후 이란에 더욱 강경한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이란의) 소위 말해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우리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경고한 뒤 무조건적인 항복을 이란에 촉구했다.


같은 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핵무장을 추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는 외교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영상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 대통령이 용납 못 할 발언으로 이란 국민에게 굴복을 요구했다"면서 “이란 국민은 강요된 전쟁과 강요된 평화에 굳건히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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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아라크 중수로 시설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하는 사진(사진=이스라엘군 엑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은 19일에도 무력 충돌을 이어갔다.


AP통신은 이란 국영TV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이란 아라크 핵시설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한 후 아라크 중수로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는 “방사선 피폭의 위험은 전혀 없고 공격 전 이미 대피 작업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엑스에 “아라크, 혼다브의 주민, 노동자, 현재 체류자들에게 긴급 경고를 발령한다. 이란 정권의 군사 시설물을 타격하기 전에 즉각 대피하라"며 “지역에 머무르는 것은 여러분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아라크 중수로 시설 주변 약 2㎞ 반경에 붉은색 원을 친 위성사진도 첨부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아라크에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 시설이 있다.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 발사로 이스라엘 남부에 위치한 대형 병원인 소로카 병원이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이 며칠 이내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우라늄 농축을 일부 포기할 의사를 이란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줄 추가 기회"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들은 오는 20일 이란측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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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 미국의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시위(사진=AFP/연합)

이란에 대한 미국의 무력 개입이 임박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찬반을 놓고 균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축소해 해외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시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동에 대해 “서로 다른 국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폭격하는 대신 함께 도시를 건설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강격한 입장을 보이자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 내부에서 균열이 더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전날 한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우린 다시 이런 일을 할 수 없다"며 “또 다른 이라크가 나오며 안된다"고 밝혔다.


공화당 토머스 매시 연방하원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이란 공격 전 의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의회가 헌법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팀 버쳇 하원의원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동에서의 끝없는 전쟁은 더 필요 없다. 나이 많은 이들이 결정을 내리고 젊은이들이 죽는 것이 전쟁의 역사"라면서 “심호흡을 하고 이스라엘이 자기 일을 하게 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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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미 뉴욕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사진=AFP/연합)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지난 13∼16일 18세 이상 미국 시민 151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미군이 개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60%가 반대하고 16%가 찬성했다. 정치성향으로 분류하면 작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이들 가운데 53%가 반대했고 찬성은 19%였다.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에 나서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56%가 그렇다고 했고 18%는 아니라고 했다. 이중 트럼프 지지자 63%가 협상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소식통들은 공화당 내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 행동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이엄 의원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가진 것을 전해졌다.


이날 그래이엄 의원은 이란에 대해 “그(트럼프 대통령은)는 그들(이란)에게 외교의 기회를 줬는데 그들이 계산을 잘못했다"며 “인류에 대한 이 위협은 빨리 끝낼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에서 22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에서도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8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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