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동학개미, 예탁금·빚투 연중 최고치…‘아직도 과열은 아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22 06:00
3년 5개월여만에 드디어

▲3년 5개월여만에 드디어 코스피 3000 돌파/연합뉴스

3년 5개월 만에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 몰리고 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를 가늠할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월 들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2021년 상반기 '동학개미운동'으로 코스피가 3300을 돌파할 당시와 비슷한 흐름이라거 분석한다.




20일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헸다. 코스피가 장중 3000을 넘어선 건 2022년 1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증시에 힘을 실으며 코스피 지수는 중동발 악재 속에서도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국내 증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식 투자를 위한 예탁금 잔액과 '빚투' 잔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5603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이 11조5342억원, 코스닥 시장이 8조260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향한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잔고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시장을 향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대기성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18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3조4989억원이다. 그 전날에는 65조202억원으로 3년 2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대기 자금이다.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주식 투자를 하려면 투자자가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고 돈을 넣어야 하는데, 그 돈이 투자자 예탁금이다. 통상 투자자 예탁금이 늘어나면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다고 해석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해 말 50조원 대에 머물다가 지난 2일 60조1886억원으로 뛰고 이후 오름세다.


투자자 예탁금 추이

▲투자자 예탁금 추이

앞서 투자자 예탁금은 국내 증시 상승장이던 2020년 11월 처음 60조원을 넘겼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향하던 2021년 5월 3일 77조901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코스피는 2021년 6월 16일 3316.06(장중가)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장이 거듭되면서 2022년 5월 다시 60조원 아래로 떨어진 뒤 최근까지 3년간 투자자 예탁금은 40조~50조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미국 주식으로 떠난 개인들이 다시 코스피 시장을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하반기 고객 예탁금이 60조원을 돌파하고 시장이 상승했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라는 의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미국 중심으로 시장이 상승하고 코스피는 부진해 떠났던 개인도 점차 한국 시장으로 오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하반기 고객예탁금이 60조원을 돌파하고 시장이 상승했던 것과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객 예탁금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65조원대에 진입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며 “통상 상승장에선 신용을 활용하는 레버리지 베팅 자금이 늘어나며, 레버리지 베팅이 늘어날수록 증시 과열 신호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6월 이후 지수 상승률과 비교하면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성 자금이 만들어내는 과열 신호가 아직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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