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오세희 의원실, 5대 뿌리업종 설문
뿌리中企 10곳 중 8곳, 제조원가比 전기료 10%↑
전기료 부담 커도 납품대금 인상 요청조차 못해

전기료 급등에 따른 납품대금 인상 요청
▲출처=중소기업중앙회 (Base: 전체, n=700, 단위: %)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뿌리업종 중소기업의 대다수가 경영 부담을 느끼고 있음에도, 위탁기업에 전기료 인상분에 따른 납품대금 인상을 요청한 기업은 23.6%에 그친다는 조사가 나왔다. 납품대금 인상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거래처와의 관계 악화, 협상력 부족, 업계 관행 등이 꼽혔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과 공동으로 5대 뿌리업종 중소기업 700개사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 전기료 포함 정책 수요조사'를 한 결과 뿌리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납품대금 연동대상에 전기료를 포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뿌리업종의 경우 전기료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납품대금연동제의 연동 대상은 원재료에만 국한돼 있다. 업계는 '납품대금 제값받기'라는 납품대금연동제 도입 취지에 맞게 전기요금을 연동대상에 포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뿌리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제조원가 대비 전기료 비중이 1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열처리 산업과 표면처리 산업의 경우 전기료 비중이 20% 이상이라고 응답한 업체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산업용(을) 고압A 기준 전기요금은 지난 2022년 1분기 105.5원/㎾h에서 지난해 4분기 174.0원/㎾h로 인상됐다. 이번 조사에서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대해 업체 10곳 중 9곳은 경영상 부담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뿌리 중소기업들은 위탁업체에 납품대금 인상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넘는 업체는 전기료 인상에 따른 납품대금 인상을 요청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69.3%는 가장 큰 이유로 '거래처와의 관계 악화 우려로 요청 시도 자체가 어렵다'고 답했다. 그밖에 '업계 관행'(30.3%), '협상력 부족'(25.4%) 등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오세희 의원은 “이번 조사는 전기료 부담이 뿌리기업 경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현장에서는 전기를 대부분의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한 채 손해를 감수하며 거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비를 연동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는 제값 받고 납품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회복하자는 목소리"라며 “납품대금 연동제가 공정한 거래질서를 위한 제도인 만큼, 이제는 현실을 반영해 사각지대 없게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 국회 차원의 입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 시행되었음에도 연동대상이 '주요 원재료'로 한정되어 있다 보니, 전기를 실질적인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뿌리업종은 납품대금 연동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국회도 뿌리업종의 경영 상황을 공감해, '납품대금 연동제 전기료 포함' 법안을 다수 발의한 만큼, 조속한 입법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