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관 고려대 교수, ‘양수발전 국회 세미나’ 주제발표
재생에너지 확대로 ESS 중요성 커져, 양수발전 한국 적합
12년 건설기간 단축 필요, 수익성 개선 방안도 마련돼야

▲주성관 고려대 전기공학부 교수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 제3회 양수발전 국회 세미나'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사진= 유병욱 기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전력시스템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며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쓸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수불가결한 전력 핵심설비로 주목을 받고 있다.
ESS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남는 전력으로 물을 가뒀다 전력이 부족할 때 방출로 발전을 하는 양수발전 시스템은 우리나라 자연환경에도 적합하고, 친환경적이며, 공급망 우려도 없고, 경제성도 높아 가장 장려해야 하는 ESS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양수발전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성관 고려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25일 에너지경제신문, 국민의힘 김용태·김소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 한국수력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후원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회 양수발전 국회 세미나'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에너지저장장치(ESS)별 장단점 비교. 자료= 주성관 고려대 교수
올해 3월 정부가 확정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25년 40.8기가와트(GW)에서 2038년까지 126GW로 3배가량 늘어난다. 이는 총 발전설비 용량의 48%나 차지하는 규모로 앞으로 매년 6GW씩 늘려야 달성 가능한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다.
전력계통 내 재생에너지 전력이 늘어나면 회전체 기반 관성 자원이 감소하게 돼 계통 외란 발생 시 최저주파수가 하락하게 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인버터 기반 발전원은 운동에너지를 갖지 않으므로 비동기적 특성을 지니고, 기존 화력발전은 관성과 예비력을 공급해 전력망 안정성 유지 역할 수행해 감소 시 정전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주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많아지면 계통운영에 어려움을 일으킨다. 가령 오전 시간에 전력 수요는 적은데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지면 초과 공급의 위험이 있고, 일몰 이후에는 태양광들이 일제히 다 급격하게 사라지면 공급 부족의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 풍력과 같은 인버터 기반의 발전원이 많아지면 전력 계통 내에서 회전체 기반의 발전기들이 제공하던 관성이 감소한다. 계통의 관성 부족은 주파수 안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또한 재생에너지가 많아지면 원자력을 감발하고 양수발전을 펌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재생에너지 계통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력시스템이 유연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문제점은 ESS를 통해 해소가 가능하다. ESS의 기능으로는 △주파수 조정 △피크 저감 △재생에너지 연계 △망 투자 대체 △비상용 전원 △발전기 기동용 등이 있다.
주 교수는 전력시스템 유연화를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양수발전과 다른 ESS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그는 “양수발전은 오랜 기간 사용해왔기 때문에 다른 ESS에 비해 경제성, 안정성, 기술개발 진척도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설치까지 보통 12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는 것이 단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 양수발전을 건설해서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건설기간이 긴 게 단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양수발전의 운영 방식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전력이 남는 밤에 펌핑한 뒤 전력이 부족한 낮에 발전을 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전력이 남아 도는 낮에 펌핑하는 횟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수발전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주 교수는 “양수발전은 기본적으로 싼 시간에 충전을 해서 비싼 시간에 방전을 하는 차익 거래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전력거래소 지시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낮 시간에 양수가 보조서비스의 역할로 펌핑을 하는 상황에서는 수익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양수발전의 전체 수익 중 보조서비스 정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 정도에 불과하다. 보조서비스란 전력계통의 물리적 안정성 및 전기품질의 유지를 위해 제공되는 주파수조정, 적정예비력 확보, 무효전력수급, 자체 기동발전 등의 서비스를 말한다. 시장참여자가 자발적으로 공급하지는 않고, 발전사업자가 협약이나 계약 등의 방법으로 공급하는 서비스다.
그는 “국내 보조서비스 정산금 규모는 연간 485억원 수준으로 이는 양수발전뿐 아니라 모든 발전기가 나눠 갖는 돈"이라며 “양수 발전의 수익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7개소에서 총 4.7GW의 양수발전이 운영 중이며, 2034년까지 3개소 총 1.8GW가 건설 중이며, 2035년부터 6개소 3.9GW가 신규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