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아빠’라는 나토 총장…“선 넘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26 16:48
NATO-SUMMIT/TRUMP

▲2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사진=로이터/연합)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아빠'로 비유하는 등 과도한 찬사를 보내자 후폭풍에 휩싸였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뤼터 총장과의 회담 전, 기자들에게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공방을 이어가던 이스라엘과 이란을 '학교에서 싸우는 아이들'로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학교 운동장에 싸우는 두 아이처럼 큰 싸움을 벌였다"며 “써움이 거칠어 막을 수가 없는데, 이럴 땐 2~3분 정도 싸우도록 놔두면 오히려 막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뤼터 총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빠(Daddy)는 때로는 강한 언어를 써야 할 때도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기강을 잡는 아버지에 비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래도 그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농담하자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포함해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뤼터 총장은 헤이그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내용으로도 이미 구설에 오른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뤼터 총장은 “당신은 또 하나의 엄청난 성공을 향해 헤이그로 출발했다"며 “당신은 수십년간 누구도 이루지 못한 것을 해낼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 “매우 인상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지향하는 인물이지만 필요할 경우 힘을 쓸 줄 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뤼터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췄기 때문에 나토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 충돌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회원국들이 국방비 증액에 합의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이날 채택된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32개국은 2035년까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5%를 직접 군사비에, 최대 1.5%는 인프라 보호 등 간접적 안보 관련 비용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처음에는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나토에게 중요한 날인 만큼 그들은 이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외교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나토는 집단 방위라는 뿌리로 되돌아갔고, 이는 역사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나토 회원국에선 뤼토 사무총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회원국 관계자는 “사람들이 (뤼터 총장에 대해) 부끄러웠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회의는 성공적이었지만 아첨의 수위가 지나쳤다"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아빠라고 비유한 것이 나약함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취향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의 국방비 지출을 늘린 것에 대해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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