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8개국에 추가 상호관세 통보…‘브릭스’ 브라질엔 10%→50%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10 09:00
epaselect USA WHITE HOUSE AFRICAN LEADERS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8개국에 8월 1일부터 적용되는 상호관세 서한을 발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브라질, 필리핀, 이라크, 스리랑카, 알제리, 리비아, 브루나이, 몰도바 등에 발송한 서한을 공개했다.


지난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율과 비교하면 필리핀은 기존 17%에서 3%포인트 올라간 20%가 적용됐고 브루나이도 24%에서 1%포인트 상승한 25%가 적시됐다.



알제리는 30%로 변화가 없었던 반면 스리랑카(44%→30%), 이라크(39→30%), 리비아(31%→30%), 몰도바(31%→25%) 등은 하향 조정됐다.


지난 7일 발송된 14개국과 합치면 21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범위는 20%에서 40%로 4월 발표 당시와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이날 7개국에 발송된 서한 역시 수신하는 국가와 정상의 이름, 관세율을 제외하면 표현까지 그 내용이 지난 7일 서한과 동일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경우 지난 4월 10%의 기본관세만 적용됐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무려 40%포인트 인상한 50%의 상호관세율이 이번 서한에 적시됐다. 미국은 또한 브라질과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對)브라질 수출은 440억달러인 반면 수입은 420억달러로 집계됐다.


심지어 브라질에 발송된 서한은 첫 문장부터 달랐다. 다른 서한들은 “이 서한을 발송함으로써 양자 무역 관계에 대한 힘과 헌신을 입증하고, 당신의 위대한 나라와 상당한 무역적자가 있음에도 미국이 협력하기로 동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게 돼 영광"이라고 적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을 향해 “다른 국가 정상들처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존경했다"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재판에 계류 중인 상황은 “국제적인 불명예이며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자유로운 선거와, 미국인들의 근본적인 표현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브라질 상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의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거론하면서 미국과 브라질간 기존 무역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기업들의 디지털 교역 활동에 대한 브라질의 계속된 공격과 다른 불공정 무역 관행" 등을 거론하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무역법 제301조에 입각해 브라질에 대한 조사를 즉시 시작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Brazil BRICS Summit

▲브라질에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사진=AP/연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1기 때 자신과 좋은 관계였던 강경 보수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진보 성향 룰라 대통령을 궁지로 모는 정책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브라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은 관세를 다른 나라의 정치와 사법에 대한 개입 수단으로 삼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현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목표로 한 각종 활동을 실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이와 함께 브라질에 대한 50% 상호관세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전체를 겨냥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브라질은 올해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50% 관세 폭탄 조치에 보복을 예고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독립적인 기관을 갖춘 주권 국가"라며 “쿠데타를 계획한 자들에 대한 기소는 전적으로 브라질 법원의 관할권에 속하며, 따라서 국가 기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어떠한 형태의 간섭이나 위협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떠한 일방적인 (미국의) 관세 인상도 브라질의 경제 상호주의법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90일 유예를 거쳐 9일부터 부과할 예정이던 상호관세를 내달 1일부터 발효하는 것으로 조정하면서 지난 7일부터 각국 정상에 새롭게 조정된 상호관세율이 적시된 서한을 발송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인도에 대한 서한은 9일 오후 5시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아 협상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서한에 적시된 상호관세가 어떻게 산출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상식, 적자, 지난 몇 년간 미국과의 관계, 수치 등에 기반한 것"이라며 “상당한 팩트와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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