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대표하는 미국의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02조원)를 돌파함에 따라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대비 2.8% 급등한 164.42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총이 4조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4조달러는 글로벌 시총 35위인 삼성전자(2922억달러·9일 종가 기준)를 13개 이상 합쳐 놓은 가치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종가가 1.8% 오른 162.8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 또한 3조9720억달러를 기록해 4조달러선을 하회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처음으로 시총 4조달러선에 올랐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시총 2조달러에 올랐고 이어 지난해 6월 시총 3조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애플과 MS는 각각 2022년 1월, 지난해 1월 장중 시총 3조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주가가 지난해 12월 26일 259.02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 결과 애플 시총은 3조9150억달러까지 불어나면서 4조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발표됐던 지난 4월엔 종가 기준 172.42달러까지 추락했었다. 그 이후 애플 주가는 이날까지 22% 가량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고점 대비 여전히 19% 하락한 상황이다.
MS 주가의 경우 이날 1.39% 오른 503.51달러에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달러선을 넘어섰다. 주가는 역대 최고가지만 시총은 3조7420억달러로 여전히 4조달러에 못 미친다.

▲9일 엔비디아 시총이 4조달러선을 넘어선 것을 보여주는 CNBC 방송화면(사진=로이터/연합)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20% 이상 상승했고 2023년 초 이후로는 10배 이상 폭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월 초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 여파로 1월 27일 하루에만 17% 가까이 폭락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충격으로 4월엔 100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진전 소식과 고객사의 AI 지출이 계속되고 있다는 실적 발표가 나오면서 5월부터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주요 고객들이 AI 관련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 최근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MS, 메타, 아마존, 구글 등의 빅테크들이 향후 회계연도에 총 3500억달러를 자본지출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올해 3100억 달러보다 늘어난 수치이며,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 강세론자로 알려진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엔비디아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잡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180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AI 수요 증가로 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기존 5000억달러에서 5630억달러로 성장할 여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대표 켄 마호니는 “이번에도 엔비디아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실적 전망치를 상향할지 지켜볼 것"이라며 “현재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낮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성장률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가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90%는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향후 12개월간 평균 목표 주가도 6% 이상 올려 잡고 있다.
미국 투자정보 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는 기술적 측면에서 엔비이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130달러, 97달러가 주요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