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조 순매수·영업익 36조 기대…SK하이닉스 3개월 새 73% 급등
기관 한도 채운 자금, SK스퀘어로 우회 유입…대체 투자처 부각

▲SK하이닉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에 육박하는 주가 흐름을 이어가며 증권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점이 호실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25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6%(+4000원) 오른 29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고가는 30만2500원을 기록하며 이날도 30만원대를 터치했다. 시가총액은 216조9447억원으로 코스피 2위 자리를 지켰다. 앞서 11일에는 장중 30만6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4월 17일 기록한 17만1800원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 만에 73% 넘게 급등한 셈이다.
이번 상승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확산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의 독보적 입지가 부각된 영향이 크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아직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기술력이 8단 수준에 머물러 있어 당분간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두드러진다. 6월 이후 이들이 사들인 SK하이닉스 주식은 총 1조5855억원에 달하며,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9978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지분율은 55.46%까지 높아졌다.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AI 수혜주로 꼽히는 몇몇 종목에만 매기가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유일하게 고점을 경신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상승 여력이 아직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9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6조7766억원, 2026년에는 46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16곳은 최근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 38만원, LS증권은 36만원, 삼성과 KB는 34만원을 제시했다. 현재 시가총액이 216조5800억원 수준인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약 370조원)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PER(주가수익비율)은 8.37배, 추정 PER 기준으로는 7.07배에 불과하며, PBR은 2.53배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AI 수요 확대와 고부가 제품 매출 비중 증가로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된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과 공동 선두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인증을 통과하거나, 마이크론이 HBM3E 12단 양산에 성공할 경우 하이닉스의 독점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과 마이크론의 시장 진입 속도에 따라 밸류에이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하이닉스의 현재 실적과 수요, 기술 우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하반기까지는 질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를 간접적으로 담을 수 있는 투자처로 SK스퀘어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한 SK스퀘어는 지난 4월 18일 8만7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두 배 이상 급등했으며, 지난 1일에는 20만2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펀드 운용 시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 한도가 제한돼 있어 하이닉스 비중을 이미 채운 자금이 SK스퀘어로 몰리는 '우회 투자' 현상도 벌어지면서 투자 대안으로서의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 반도체 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직접 수혜뿐 아니라 지배구조상 연관된 기업까지 수급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 네이버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