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서 4라운드 진행
오네 이정우 드라이버 서킷 택시 기회…기량 선봬
더운 날씨에도 3만명 가까운 인파 몰려 인기 입증
서한 소속 정의철·장현진·김중군 나란히 포디움에

▲오네 레이싱(O-NE Racing)팀 이정우 드라이버와 차량. 사진=박규빈 기자
“놀이기구 잘 타세요? 전혀 무섭지 않으시다고요? 그럼 풀 스로틀로 갑니다!"
지난 12일 ㈜슈퍼레이스는 CJ대한통운과 HD현대오일뱅크 후원 아래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서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025' 4라운드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택시 기회를 제공한 오네 레이싱(O-NE Racing)팀 이정우 드라이버는 기자가 헬멧을 눌러쓰고 조수석에 앉은 순간 그와 같이 말했다. 그가 기어를 변속하는 순간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뒤통수를 때렸다.
부아아아앙! 이 드라이버의 차는 피트 라인을 박차고 나가며 순식간에 가속했다. 4점식 벨트는 튕겨 나갈 듯한 상황에서 전방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기자의 몸을 눌러줬다.
차가 도는 게 아니라 도로가 눈앞에서 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시야는 흔들리고, 헬멧 속 이마에 땀이 맺혔다. 직선 구간에 접어들자 이 드라이버는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았다. 엔진은 비명을 지르듯 포효했고, 속도계는 순식간에 세 자릿수로 진입했다.
총알 택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지만 매우 압축적인 2분이었다. 다시 피트로 복귀해 차에서 내리자 다리에 힘이 풀렸고 땀에 절어있었다. 동행했던 동료 기자는 차에서 내리는 기자에게 “갓 태어난 사슴 같았다"고 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에어컨도 없어 섭씨 40도에 이르렀다. 왜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면 땀 범벅이 되는지, 왜 한 경기 끝나면 체중이 2~3kg 가량 줄어드는지를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025' 4라운드 현장. 사진=박규빈 기자
더운 건 차 안 뿐만이 아니라 경기장 안팎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섭씨 35도가 넘을 정도로 덥고 습한 붙볕 더위에도 2만9210명의 관람객들은 줄 지어 입장했고, 서킷에 전시된 출전 차량들을 둘러보고 찬조에 나선 가수들의 공연을 스탠드 콘서트 식으로 즐기는 등 현장 열기가 더 뜨거웠다.
경기에 참가하는 팀의 엔지니어들이 차와 타이어 등을 점검하고, 드라이버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피트(Pit) 내외에선 타이어 표면의 마찰 면적을 늘려 접지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서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025' 4라운드 중 열린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TOYOTA GAZOO Racing 6000 Class)' 나이트 레이싱 현장. 사진=박규빈 기자
이윽고 20시 10분, 모두가 기다리던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TOYOTA GAZOO Racing 6000 Class)' 나이트 레이싱의 막이 올랐다. 2.538km에 이르는 서킷을 37회나 돌아야 하는 이 경기에는 김동은·이정우·오한솔·정의철·장현진·최광빈·김중군·이창욱 등 각 팀의 쟁쟁한 드라이버 16명이 '밤의 황제'를 겨루고자 참전했고, 시계 방향으로 11개의 코너를 지났다.
치열한 전투 중 오네 레이싱 팀 김동은 드라이버는 아쉽게도 가장 먼저 리타이어 처리됐다. 지난 라운드에서 2위를 기록한 금호타이어&SLM 팀의 노동기 드라이버는 30kg의 웨이트를 안고 나왔음에도 경기 후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결국 6위로 마감했다.
오네 레이싱 팀 이정우·오한솔 드라이버도 맹추격을 이어갔지만 각각 4등과 5등으로 그날의 경기를 마쳤고, 서한 GP 소속 정의철·장현진·김중군 드라이버가 나란히 포디움에 서는 영광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