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인사 끝낸 국토부…김건희 특검 ‘압색’에 당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14 15:42

13일 2차관 지명하며 인선 완료

김윤덕 장관, 이상경-강희업 차관 체제 들어설 전망

일할 준비 마쳤으나 내부 불안 팽배


국토부

▲국토교통부 세종 청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국토·교통 관리를 책임질 국토교통부 수뇌부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치인 출신 김윤덕 장관에 실무 전문가인 이상경 1차관, 강희업 2차관 체제가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가 하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삼부토건 주가 급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사건을 조작한 의혹 등에 휘말려 안팎이 뒤숭숭한 형편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의 본격 수사 대상에 올라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14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압수수색, 삼부토건과의 수상한 연루 의혹 등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김건희 특검이 서울~양평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와 해당 용역업체 등을 압수수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2017년 국토부의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포함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윤석열 정부 시절 기존 예비타당성조사(A안)가 통과됐지만, 2023년 5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김건희 일가의 땅을 통과하는 '강상면 종점안(B안)'을 제시하며 특혜 논란이 불거졌고, 원희룡 당시 장관이 갑자기 전면 백지화했다.



김건희 특검은 세종시에 있는 국토교통부 장관실,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양평고속도로 사업 당시 용역을 맡았던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 사무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내부 보고서와 결재 문건, PC 내 파일 등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도 국토부는 경찰에 의해 도로정책과가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원 장관이 연루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국토부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당시 원 전 장관이 참석하며 급격한 관심을 받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담당 차관이 포럼 나흘 전에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면담하는 등 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데 동원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수치 조작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감사원이 올해 초 김현미 당시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이 통계를 조작하도록 지시내렸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당시 부동산원 직원들의 진술이 감사원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허위로 조작했다는 증거가 제시되면서 사태가 '조작의 조작' 의혹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 등에 따른 부동산 대책 과정에서 소외된 것도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단순 규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부처가 국정 기조 전환의 선봉에 서기 위해선 일관된 정책 추진력과 내부 사기가 필수적이지만, 국토부는 그 점에서 가장 취약한 부처로 꼽혀왔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권교체 이후 정책급변에 관한 공무원의 인식 탐색(한승주 명지대 교수) 논문에 따르면, 국토부는 정권 교체 시 정책 기조 변화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부처로, 평균 51.4%에 달했다. '소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경향'에 대한 부처별 평가에서도 국토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최하위권(평균 5점)에 포함됐다.


이는 전 정부의 핵심 정책들이 다음 정부에서 홀대받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정부 출범 직후 전담 조직이 해체되거나 격하되며 좌초되는 사례가 반복되며, 실무진 사이에서 '지난 정권의 일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는 흐지부지된 정책의 대표 격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공공재개발·공공주택복합사업, 공공분양 활성화 정책 등을 꼽았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당시 모아타운을 키우면서 소규모 정비구역의 원래 의도였던 가로주택이나 소규모 개발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대표 안건 중 하나인 3기 신도시 공급 역시 윤 정부가 들어오며 민간 건설사를 위하다 보니 늦춰진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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