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수도원에 울려 퍼진 축제의 선율… 천주교 유산에 감성을 입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15 08:32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 '홀리 페스티벌' 성황




종교유산과 문화관광의 만남, 새로운 가능성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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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 홀리페스티벌 축제 모습 제공=칠곡군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한때 고요함만이 감췄던 수도원이 빛과 음악, 감성으로 물들었다. 칠곡군이 전국 최초로 천주교 문화유산과 관광을 접목한 축제를 열었다.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 홀리 페스티벌'. 이름처럼 경건하면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긴 3일간의 여정이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이 축제는 조용했던 수도원의 담장을 넘어 무려 1만 2천여 명의 방문객을 불러 모았다.




수도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수도자의 침묵과 기도 속 일상이었던 이 공간이 문화의 마당이 되고, 관광의 현장이 된 것이다.


칠곡군은 가실성당, 한티가는길, 왜관수도원 등 천주교 유산이 풍부한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은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하던 곳이었다.


이번 축제는 그 장벽을 허물고, 종교유산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바꾼 첫 공식 시도로 기록됐다.


축제 주제는 '빛으로 물든 성당, 감성에 홀리다'. 햇살에 반사된 스테인드글라스의 색채, 밤하늘 아래 은은히 빛나는 구 왜관성당의 조명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대도 특별했다. 가수 소향과 DK의 축하공연, 테라스 음악회, 감성 버스킹 6팀이 수도원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새로운 감동을 만들었다. 이벤트도 빼곡했다.


수도사의 일상을 체험하는 '갓생살기', 수도복을 입어보는 '워킹 홀리데이', 미션을 따라 수도원을 탐험하는 '스토리북 투어', 하늘성당 미사 체험 등은 종교에 문턱을 느끼던 시민들에게 열린 접근을 가능케 했다.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건 이해인 수녀의 토크콘서트였다. 한 편의 시와 같은 목소리로 건넨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는 종교를 넘어선 울림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웠다.


지난해 문을 연 '문화영성센터'도 이번 축제를 통해 일반에 전면 개방됐다.


건축가 승효상의 설계로 지어진 이 공간은 '쉼과 사색의 장소'로 호평을 받으며, 수도원 안팎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이번 축제는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대구~경북선(대경선)을 타고 왜관역에 내린 방문객들은 원도심의 식당과 카페를 찾았고, 상가 연합회가 주도한 소상공인 할인 이벤트로 상생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칠곡군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가실성당, 한티가는길 등 천주교 유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관광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천주교 성지순례에서 감성 여행지로, 종교 유산에서 문화 관광지로. 칠곡군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왜관수도원이 군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열려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콘텐츠로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누구나 찾고 싶은 칠곡의 대표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손중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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