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해임설’에 금융시장 롤러코스터…해고하면 무슨 일 일어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17 11:51
COMBO-US-POLITICS-ECONOMY-TRUMP-POWELL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조만간 해임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장기채 금리가 오르고 미국 증시와 달러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같은 시장 반응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해임설'을 일축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해임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서한을 작성했고 이를 실제 전달할지를 두고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의견을 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화폐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들과 회동했는데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 해임에 대한 서한이 등장한 것이다.



미국 CBS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고 의원들이 찬동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요동쳤다. 블룸버그는 자사 기사가 보도된 후 30분 이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가 각각 1%, 1.2% 급락했고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10bp(1bp=0.01%포인트) 급등(국채 매도)했다고 전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직후 백악관 취재진에 파월 의장 해임과 관련, “어떤 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그가 (연준 건물 보수) 사기로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 한, 해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하는 등 일부 언론의 파월 의장 해임 계획 보도를 부인했다.


그 결과 3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심리적 저항선인 5%선을 뚫고 5.08%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상승 폭을 반납했고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32% 상승 마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에서 최대 압박을 했다가 후퇴해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파월 해임에도 그런 행보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리얼아베리카스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스스로 사임하면 좋겠지만 그에게 달렸다"며 자신이 직접 해임할 경우 시장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의장을 직접 해임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한 셈이다.


USA-TRUMP/FED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해임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인테그리티 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이를 신뢰할 수 있는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움직임은 시장 심리를 가늠하기 위한 단순한 실험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LH 메이어의 데렉 탱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해임과 관련 보도를 부인하기 전까지 시장은 최악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떠보기였다면 이는 성공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대담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CNBC에 따르면 울프 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법적으로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건물 보수 공사에 거액을 쓴 것이 파월 의장의 해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백악관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준이 파월 의장 재임 중 추진한 본부 건물 보수 공사 비용을 문제 삼고 있다. 이 공사에는 옥상 정원과 인공 폭포, 귀빈(VIP)용 엘리베이터, 대리석 장식 등을 설치한 탓에 공사 비용이 초기 계획보다 7억달러 늘어난 총 25억달러(약 3조5000억원)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파월 의장이 자진 사퇴를 한 후 복직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고 마지막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 권한을 통해 파월 의장을 해임시키는 극단적인 방안이 거론됐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경찰이나 법 집행 기관 요원들과 함께 연준 건물에서 나오는 것은 시장이 우려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글로벌 외환 전략 총괄은 최근 투자노트를 내고 시장은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고하면 달러 가치가 24시간 이내 최소 3~4% 폭락하고 미국 채권시장에서 30~40bp 규모의 매도세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