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총 10조3254억원
이자이익 정체...비이자이익 호조
신한금융, 비이자-글로벌 성장
우리금융, 판매관리비 증가 발목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 ‘조단위’
추후 자사주-배당금 비중 변화 예고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총 10조3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4대 금융지주가 상반기 이자이익 둔화에도 비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4대 금융은 분기배당을 전분기 대비 상향하는 한편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내놓으며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향된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현금배당 비중을 적절하게 조절하겠다고 예고했다.
KB금융, 굳건한 1위...우리금융, 판관비 발목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총 10조3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가 상반기 순이익 3조43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8% 불어 금융지주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회사는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에도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 소멸되고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신한지주는 비이자이익, 글로벌부문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0.6% 증가한 3조37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신한자산신탁이 상반기 순이익 12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이 고무적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1년 전보다 11.2% 증가한 2조301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비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10% 증가한 점이 실적에도 긍정적이었다.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전년 대비 증가율, 2분기 배당금.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순이익(1조5513억원)이 11.6% 감소하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선전에도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우리금융지주 측은 “올해 초 실시한 희망퇴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면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기조와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 성장세는 둔화됐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6조3687억원으로 1년새 0.4%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1.4% 증가한 5조7188억원이었다. NIM 하락에도 누적된 자산 성장으로 이자이익을 방어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상반기 4조49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 증가했다. 그러나 분기별로 보면 이자이익은 1분기 2조2728억원에서 2분기 2조2183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7% 증가한 4조5140억원이었다. 우리금융그룹의 2분기 이자이익은 2조2620억원으로 전분기(2조2520억원)과 유사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 '조단위'...향후 주주환원 변화 시사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4대 금융지주는 역대급 주주환원을 내놨다. 4대 금융의 2분기 배당금은 주당 총 2603원이었다. KB금융은 분기배당을 1분기 주당 912원에서 2분기 920원으로 늘렸고, 하나금융지주도 1분기(주당 906원)보다 상향된 주당 913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570원, 200원으로 전분기와 같았다.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눈에 띄는 건 단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다. KB금융은 상반기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 13.5% 초과 자본을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8500억원 가운데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하는 6600억원만 이사회에서 결의했고, 나머지 1900억원은 내년에 집행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내놨다. 이 중 6000억원은 올해 말까지, 2000억원은 내년 초 취득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상반기 조기 이행 완료한 데 이어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및 소각을 결의했다. 연내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배당가능 주식 수가 줄어들어 분기 주당 배당금은 점진적으로 상향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안정적인 자본비율과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주주환원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최근 지주사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PBR이 상향된 만큼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현금배당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PBR이 개선되고 있다"며 “디스카운트 요소가 충분히 해소되고, 주가 리레이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시장 컨센서스가 조성됐다고 판단되면 현금배당 비중을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