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가대표 5형제, ‘장기 로드맵’이 당락 갈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04 15:58

■ 정부 독자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5팀 경쟁력 분석
네이버·SKT·LG·엔씨·업스테이지 등 5곳 선정
향후 3년 동안 글로벌 수준 독자 AI 모델 개발
단계별 개발 계획·생태계 확산 방안 등이 좌우
네이버·SKT ‘풀스택’, 엔씨 ‘연구 성과’ 주효
업스테이지, 해외 인재 유치 방안 고득점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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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최종 정예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엔씨 AI,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가 선정됐다. 이날 선정된 기업들이 국가대표 AI 개발 경쟁을 치르는 모습을 챗GPT로 형상화한 모습.

'국가대표 인공지능(AI)' 확보를 위한 정예팀 5곳이 최종 선발됐다. 이들은 '최신 글로벌 AI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갖춘 독자 모델 개발'이라는 미션을 받았다. 장기 개발 방향성과 궁극적인 성과 목표 등 구체적 로드맵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개발 프로젝트' 5개 정예팀에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엔씨 AI △업스테이지가 선정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반기마다 단계평가를 진행해 정부 지원 대상 AI 모델 수를 한 곳씩 줄여나간 뒤, 최종 2개 팀을 선발한다는 구상이다.



선정 기업들을 살펴보면 △대기업 3곳 △통신사 1곳 △스타트업 1곳으로 추려진 모습이다. 대기업의 경우 포털·플랫폼 기업 1곳, 전자계열 기업 1곳, 게임 기업 1곳으로 업계 비중은 균등하게 분배됐다는 평가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참여 기업들의 △기술력 및 개발경험 △개발목표 우수성 △개발 전략·기술 우수성, △파급효과 및 기여계획 등을 고려했다"며 “정예팀들은 텍스트·영상·이미지·음성 등 통합 모델로 고도화하거나 글로벌 수준의 대형 매개변수 등 도전적 목표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진행된 발표평가 당시 기술 증명과 현지 실증(PoC) 계획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어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아닌, 단계별 개발 계획과 국내 생태계 확산 방안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데다 국가 주권 확보를 위한 '소버린 AI'와 연계됨을 고려하면, 프롬 스크래치(처음부터 독자 개발) 방식 및 실행력, 인프라 현황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선정 컨소시엄 구성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선정 컨소시엄 구성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각사

네이버클라우드와 SKT는 AI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자체 기술로 수행하는 풀스택(Full-stack) 역량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 모두 독자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에이닷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인프라·AI 플랫폼·애플리케이션·사용자 서비스 등도 갖췄다.


이들은 특히 옴니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음성·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향후 사무·제조·자동차·게임·로봇 산업에 적용해 국민들의 AI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진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자체 멀티모달 기술에 미국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의 영상 AI 기술을 접목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개방형 혁신 플랫폼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개발·등록·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크래프톤의 학습 기법과 리벨리온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활용기술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발굴·확산한다는 청사진이다.


엔씨 AI는 14년 동안 축적해 온 연구 성과와 기술 노하우가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사 중 가장 먼저 AI 전담 연구 조직을 꾸렸고, 자체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를 선보였다. 그동안 게임 분야 적용을 중심으로 연구해왔던 AI 기술력을 패션·미디어·콘텐츠 분야로 확장하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수익모델(BM)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향후 도메인옵스 플랫폼 사업 및 기업간거래(B2B) SI 사업 연계를 통한 산업 AI 전환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0B급 독자 대규모 언어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독자 LLM 기반 통합 멀티모달 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승선한 업스테이지는 장기 개발 로드맵과 해외 인재 유치 방안에서 가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 5곳 중 업스테이지만 AI 인재 유치 비용 지원을 희망함에 따라 유치를 원하는 해외 우수 연구자 인건비·연구비 등을 정부가 매칭 지원한다.


업스테이지는 아키텍처와 학습 알고리즘을 새롭게 설계해 새로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유형 1' 과제에 참여한다. △모델 크기 △언어 확장 △멀티모달 기능 △산업별 특화 등 점진적 확장 로드맵을 토대로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3년 동안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달성하고, 글로벌 수준의 범용 프론티어 모델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태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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