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감산’ 끝낸 OPEC+, 불확실성만 커져…국제유가 향방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04 11:05
PAKISTAN-USA/OIL-TRADE

▲미 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9월부터 하루 54만7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OPEC+는 3일(현지시간) 화상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발표한 뒤 성명을 통해 “견조한 경제 상황과 낮은 재고 수준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산 결정으로 OPEC+는 2023년 11월부터 시행해왔던 '2단계 자발적 감산'을 당초 합의된 일정보다 1년 빠르게 모두 되돌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총 23개국이 참여하는 OPEC+는 3가지 감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우선 참가국 전체가 따르는 하루 200만배럴씩의 공식 감산이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OPEC+를 주도하는 8개 산유국은 추가로 1단계 하루 165만배럴, 2단계 하루 220만배럴씩 자발적 감산에 나서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하루 530만배럴에 달하는데 이는 글로벌 원유 수요의 약 5%에 해당된다.




현재 OPEC+가 증산을 통해 되돌리는 감산 정책은 2단계 자발적 감산에 해당된다.


OPEC+은 당초 올해 1월부터 2단계 자발적 감산을 되돌릴 계획이었으나 이를 3개월 뒤인 4월로 연기했고, 4월부터 하루 평균 13만8000배럴씩 18개월에 걸쳐 감산 폭을 줄이기로 했다.


OPEC+는 계획대로 지난 4월엔 하루 13만8000배럴 증산에 나섰는데 5~7월에는 매달 41만1000배럴씩으로 증산폭을 확대했다. 여기에 이달과 9월에는 증산량을 54만8000배럴로 더욱 늘리면서 2단계 감산을 종료한다.


2단계 감산이 마무리되면 OPEC+는 1단계 감산 되돌리기에 나설 예정인데 이부분에 대해서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어 글로벌 원유시장에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OPEC+은 원유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지난달 시사했는데 한 관계자는 시황에 따라 원유 생산을 더욱 늘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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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로고(사진=로이터/연합)

반대로 국제유가가 향후 폭락할 경우 OPEC+가 증산 정책을 다시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의 수요 둔화와 미국·캐나다·브라질의 공급 증대로 올해 4분기에는 하루 200만배럴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RBC 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 총괄은 “모든 옵션들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이 오늘 회의의 메시지"라며 “추가 증산에 나서거나 당분간 증산을 중단하거나 최근 증산 합의를 뒤집는 것까지 모두 포함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증산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 4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평균 6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일 배럴당 69.6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를 통해 “OPEC+의 정책은 유연한 데다 지정학적 전망 또한 불확실하지만 OPEC+는 9월 이후 산유량을 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둘 경우 앞으로도 공격적인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라시아 그룹의 그레그 브류 선임 애널리스트는 “OPEC+가 향후 몇 달 동안은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의 원유 공급이 위축되고 수요를 포함해 전반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유지된다면 추가 증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 기한을 오는 8일로 정한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여기에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문제삼아 인도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제재가 부과되거나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원유 구매를 중단하면 공급 차질로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


다만 인도 국영 및 민간 정유사들은 아직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날 기자들에게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오는 6일이나 7일쯤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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