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위고비 대비 흡수율 80% 이상 달성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 대비 2배 이상 높아
주사제보다 통증 적고 경구제보다 효율 개선

▲대웅제약 본사 전경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탑재한 대웅제약의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체 흡수율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과 신약개발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탑재한 자체개발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초기 약물흡수실험에서 주사제 대비 생체이용률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대웅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클로팜(CLOPAM)'을 적용해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약물 인체 흡수율을 조사한 시험이다.
이 시험은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에 대한 세계 최초의 인체 적용 시험 결과로,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 제형과 비교해 약물 전달 효율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것이다.
건강한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험 결과,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나타냈다. 즉 피하주사 제형의 약물 흡수율을 100%로 보았을 때,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약물은 80% 이상이 효과적으로 체내에 흡수된 것이다.
이 흡수율은 동일 성분을 담은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들의 생체 이용률 약 30% 수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와 비교하면 약 160배 높은 흡수율을 자랑한다.
또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투여할 경우 혈중 약물 농도가 1주일간 안정적으로 유지돼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에 담아 주 1회 투여하는 방식으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대웅제약은 기대하고 있다.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확대 촬영한 모습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용해성 물질로 만든 원뿔 모양의 미세한 마이크로니들 안에 약물을 탑재, 피부에 부착하면 마이크로니들이 녹으면서 약물을 체내에 방출하는 차세대 약물전달체이다.
주사제에 비해 상온에서 운송·보관이 용이하고 의료진 없이도 자가 투여할 수 있으며 주사바늘 공포로부터 자유로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차세대 약물전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치료제 주류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비만약으로,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59억달러에서 2030년 605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GLP-1 계열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성분 자체의 차별성은 제한적인 만큼 복약 편의성을 높인 약물전달기술의 차별화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으면서 경구제보다 효율이 높은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이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제형은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유망한 기술이지만, 고용량 약물 전달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그러한 기술적 장벽을 넘은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