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S Energy Letters’ 표지논문 선정… 차세대 광전자 소자 활용 기대

▲PbS 양자점 열화 과정(왼쪽)과 표면 패시베이션으로 막은 모습(가운데), 적용 소자의 성능 향상 그래프(오른쪽) (자료=한양대)
한양대학교 고민재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형근 박사 공동연구팀이 값싸고 흔한 재료인 이산화주석(SnO₂)에 특수 표면 처리 기술을 적용해 황화납(PbS) 양자점 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PCE)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ACS Energy Letters'의 8월 8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양자점은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크기밖에 되지 않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빛의 색과 전기적 성질이 달라지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PbS 양자점은 적외선 영역까지 흡수·발광할 수 있어 태양전지, 적외선 카메라, 야간투시경, 광통신 모듈, 라이다 센서, 의료·바이오 이미징 장치 등 다양한 차세대 광전자 소자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그동안 이산화주석은 높은 투명성과 전기전도성을 지니고 있어 전자수송층 소재로 주목받아왔으나, 양자점 태양전지에서는 산화아연(ZnO)에 비해 낮은 성능을 보이며 활용이 제한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인이 이산화주석 표면에서 발생하는 양성자 방출로 인해 양자점 표면이 손상되고 납이 산화되는 '계면 열화 반응'임을 밝혀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카복실기(-COOH)와 싸이올기(-SH)를 동시에 가진 분자를 활용해 이산화주석 표면을 처리하는 '표면 패시베이션(surface passivation)' 기술을 도입했다. 그 결과 유해 반응이 억제되고 전하 추출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태양전지에서 12.7%의 광전변환효율을 달성해 기존 ZnO 기반 장치의 10.4%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봉지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100일 이상 초기 효율의 90%를 유지하며 탁월한 안정성을 입증했다.

▲(좌측부터) 교신저자 한양대 고민재 교수·KIST 유형근 박사, 제1저자 한양대 김우연 박사·KIST 임찬우 박사 (사진=한양대)
고민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렴한 이산화주석을 고성능 양자점 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태양전지를 비롯해 양자점 기반 적외선 센서, 광통신 모듈, 라이다 시스템 등 다양한 차세대 광전자 소자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양대 김우연 연구원과 KIST 임찬우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고민재 교수와 유형근 박사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국제 학술지 'ACS Energy Letters' 2025년 8월호 표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