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성장·성과보수 효과 겹치며 운용사 실적 전반 ‘쑥’
KB 988억·미래에셋 884억·삼성 584억…운용사 순위 재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업계에서 KB자산운용이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2025년 상반기 자산운용업계가 ETF 시장 확대와 증시 회복 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인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영업이익 9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9.1% 증가하며 전년 동기 1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치고 선두에 오른 것이다. 상위 8개 운용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4년 만에 3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 주요자산운용사 실적.
20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98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2023년 403억원 △2024년 431억원 △올해 988억원으로, 3년간 꾸준히 상승한 끝에 전년 대비 두 배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부문 성과보수를 포함한 수수료 수익 증가와 수탁고·NAV 확대를 주요 배경으로 들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대체 부문 성과보수 등이 반영돼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수탁고와 순자산 가치(NAV) 상승에 따라 보수가 확대되며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년 동기 대비 0.8% 늘어난 884억원으로 2위다. 2023년 1000억원을 넘겼던 영업이익은 2024년 877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정체된 흐름이 이어졌다. 선두 자리는 내줬지만, 펀드 수탁고 확대와 글로벌 ETF 성과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ETF가 국내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의 당기순이익은 3267억원으로, 전년 동기(2468억 원) 대비 32.4% 증가했다. 특히 해외 법인에서만 약 170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해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인도 등 16개국에서 운용 중인 자산(AUM)이 4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확장 전략이 실적 상승을 이끈 배경으로 분석된다. 반면 KB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744억 원으로, 영업이익 1위와는 달리 순이익 기준에서는 큰 격차를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은 3위에 자리했다. ETF 중심의 안정적 자산 확대와 운용 효율 개선이 바탕이 돼 584억원의 영업이익과 5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은 매년 변동성 없이 실적을 유지하며, ETF 주도권과 글로벌 상품 다변화를 강점으로 갖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325억원·전년 동기 대비 +65.9%), 한화자산운용(281억원·-0.2%), 신한자산운용(258억원·+24.1%)이 뒤를 이었다.
키움투자자산운용(217억원·+45.1%)과 NH아문디자산운용(204억원·+11.6%)도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한화자산운용만 실적이 사실상 정체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281억686만원을 기록하며 전년(281억 6574만 원)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년 동기에는 일회성 성과보수가 발생했던 기저효과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증시 호조와 수탁고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분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며 “판매관리비는 다소 증가했지만, 수수료비용과 이자비용 등 주요 영업비용이 줄며 전체 비용 부담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영업수익은 약 10억원 감소했고, 영업비용은 약 9억원 줄어들며 영업이익은 6000만원 가량 감소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