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위험 균형의 변화로 정책 조정 필요할 수도"…노동 둔화 우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22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미 나스닥지수를 포함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급등했고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은 급락(원화 강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실업률과 기타 노동 시장의 안정성 덕분에 우리의 정책 기조의 변화를 고려할 때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정책 (금리가) 제한적인 영역에 있는 상황 속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로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보다 노동 시장의 위험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어 이어 “실업률과 기타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정책 기조 변경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며 “노동 공급과 수요가 함께 둔화하면서 '손익분기' 일자리 증가는 급격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파월 발언은 지난해 9월처럼 금리 인하를 명확히 선언하지 않았지만 신중하면서도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냈던 모습과 달랐다. 파월 의장은 특히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회성이란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고 했다. 그는 또 물가상승 압력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를 두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11시 37분 기준,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대비 1.52% 오른 6466.65를 보이고 있고 나스닥지수는 1.86% 오른 2만1494.86를 기록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10bp(1bp=0.10%포인트) 급락한 3.69%를 나타냈고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85%의 확률로 반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파월 의장 연설 직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65% 근처에 머물러 있었다.
연준이 비둘기파로 선회하면서 달러 가치 또한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4% 하락한 97.787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 또한 급락세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81.76원으로,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10원 가까이 하락했다.
엔화도 강세다. 엔/달러 환율도 148.5엔대에서 현자 146.98엔으로 급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오드리 프리먼 주요 10개국 수석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145엔 수준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9월 금리인하를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은 “다음 고용 혹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파월 의장은 신뢰도를 해치지 않으면서 매파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