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국내 점유율 70% 육박
삼성·LG전자, AI·보안 등 무기로 中 제품과 한판승부

▲LG전자 로봇청소기 빌트인형 신제품 이미지.
국내 시장을 겨냥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의 파상공세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격에 나섰다.
두 회사는 오는 9월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독일 IFA 2025에서 신제품 로봇청소기를 공개하며 안방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태세다.
3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의 60~70%를 장악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드리미에서 독립한 중국 가전업체 모바가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플래그십 매장을 연 샤오미까지 가세하면서 '메이드 인 차이나' 가전 브랜드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가전 브랜드들은 다양한 제품군을 내세워 한국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드리미는 2만5000Pa의 강력한 흡입력과 100℃ 고온 걸레 세척 기능을 갖춘 'X50s 프로 울트라'에 이어, 국내 최초 3종 걸레 자동 교체형 '매트릭스10 울트라'를 내놨다.
에코백스는 롤러식 자동 세척 물걸레 시스템을 적용한 '디봇 X8 프로 옴니'를 공개했다. 로보락도 프리미엄 모델 'S9 맥스V 울트라'와 슬림형 'S9 맥스V 슬림'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은 글로벌 로봇청소기 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디자인·트렌드·기능에 민감해 제품 경쟁력을 검증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데이비드 첸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방한해 “한국은 글로벌 스마트홈과 프리미엄 가전 트렌드를 선도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전략적 행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의 성장성도 매력적이다. 2020년 1500억원 규모였던 로봇청소기 시장은 올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키는 가전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삼성·LG 입장에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영역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9월 5~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5에서 혁신 기능을 앞세운 신제품을 선보이며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내수시장 반격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을 공개한다. 히든 스테이션은 싱크대 걸레받이처럼 자투리 공간에 설치해 로봇청소기가 평소에는 보이지 않도록 숨길 수 있다. 오브제 스테이션은 침실·거실에 어울리는 테이블 디자인으로,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강조했다.
두 제품 모두 먼지 흡입·물걸레 청소뿐 아니라 사용한 걸레 세척·건조까지 자동으로 처리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탑재, 청소 성능과 위생 편의성을 크게 강화했다.
또 LG전자의 자체 AI 사물 인식 기술을 적용해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청소 시작해" 같은 음성 명령어를 인식한다.
삼성전자는 보안 경쟁력에 방점을 찍었다. 신형 로봇청소기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Nord'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데이터 암호화, 인증·접근 제어, 개인정보 보호, 취약점 관리 등 주요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결과다. 중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보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은 '신뢰'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은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요소"라며 “경쟁 구도에서 분명한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 반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이미 중국산 로봇청소기에 대한 소비자 친숙도가 높아 국내 기업이 단숨에 점유율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가전 매장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로봇청소기는 중국 제품이 더 낫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다른 가전과 달리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업계는 결국 IFA 2025에서 선보일 LG의 생활 밀착형 AI와 공간 디자인, 삼성의 보안 중심 전략의 로봇청소기 신제품이 소비자 인식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 지가 '안방 역전'의 관건이라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