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특허만료 118개…“바이오시밀러 규제 간소화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05 08:55

의약품 규제과학 컨퍼런스 GBC 2025, 코엑스 개최

“비교임상연구, 바이오시밀러 개발 지연 초래…생략해야”

美 FDA·EU EMA 등 글로벌 기관서 규제 완화 움직임

특허만료 앞둔 의약품 118개…韓 바이오시밀러 공략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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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2025(GBC 2025)' 내 유전자재조합의약품 포럼에서 질리언 울렛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규제정책 전략 담당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주성 기자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과정에서 비교임상연구(CES)를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 규제에 대한 완화를 촉구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주요 해외 규제 당국도 CES 간소화에 요구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반에서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질리언 울렛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 규제정책 전략 담당 상무는 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2025(GBC 2025)' 내 유전자재조합의약품 포럼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지연의 주요 원인인 CES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ES는 복수의 의약품이 유사한 수준의 효과와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 평가하는 임상연구 과정이다.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과정에서 임상 3상 단계에 CES를 수행하는데, 생체 물질을 기반으로 개발에 나서는만큼 화학합성의약품(제네릭) 대비 유사성 데이터 확보 난이도가 높다.



이에 대해 질리언 울렛 상무는 “CES의 기준 자체가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에 있어 장벽으로 작용한다"며 “새로운 임상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존재 가치 자체도 의문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S가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수행하는 약동학(PK)·품질·면역원성 연구 결과 등을 재확인하는데 그쳐 효용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려면 제네릭보다 100배 많은 비용이 들고, 개발 기간도 10년이나 소요된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지연에 따른 의약품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허 만료가 예정된 오리지널 중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12개에 불과한데, 개발 난이도와 소요시간을 감안하면 치료제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에 미국 FDA도 바이오시밀러 규제를 완화하는데 공감대를 드러내며 임상과정에서의 CES 생략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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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2025(GBC 2025)' 내 유전자재조합의약품 포럼에서 사라 임 미국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담당 사무국장이 화상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주성 기자

이날 포럼에서 사라 임 미국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 담당 사무국장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가능하면 더 빨리 이뤄져 많은 (개발 단계에 있는) 바이오시밀러들이 제품화되길 원한다"며 “그것이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FDA가 확인한 CES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결과, 타 연구와 비교해 유효성과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분석적인 차이점 역시 발견하지 못해 바이오시밀러의 상호교환성 승인에 CES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의약품과 교차처방하려면, 바이오시밀러는 반드시 상호교환성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 FDA 조사 결과, CES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PK 등 기존 연구 기준만 충족한다면 상호교환성 승인을 위한 유효·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사라 임 국장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FDA는 최근 2년동안 바이오시밀러의 상호교환성 지위 획득 기준 완화를 위한 입법 과정을 추진중이지만 의회에서 멈춰있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CES가 필수 조건이 되지 않도록 관련 정책 정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 상원에선 지난 4월 마이크 리 의원을 필두로 바이오시밀러 허가절차에서 CES 임상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했던 기존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바이오시밀러 신속접근법'이 발의된 가운데 계류 상태에 놓여있다.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움직임은 미국 외 주요 해외 규제 당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CES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유럽 의약품청(EMA)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흐름으로 국내 바이오시밀러 대표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2034년까지 10년 내 특허 만료가 예정된 바이오의약품이 118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잇따른 특허 만료에 앞서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2028년 특허가 만료되는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대표 사례다. 이들 기업은 각각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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