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테슬라 주가 395.94달러…7개월 만 최고
지난 6개월 대비 60% 급등…순매도 1위 주식
이번 주에도 매도 우위 이어져…아이온큐·애플과 격차 커

▲테슬라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 등 최근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에 매도를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7.36% 급등한 395.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월 6일(374.32달러)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번 한 주간 13% 오르면서 400달러선 돌파를 다시 넘보고 있다. 이 같은 주간 상승률은 지난 4월 넷째주(18.06%) 이후 가장 크다.
올해 저점에 근접했던 6개월 전과 비교하면 테슬라 주가는 6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인데 주가가 오르는 동안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서학개미들은 106억740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사들였지만 113억6000만달러 매도하는 등 6억8600만달러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순매도 1위 종목이다. 엔비디아(5억3600만달러), 아이온큐(3억77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지난달 테슬라 순매도 규모는 6억5700만달러로 2019년 초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테슬라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셰어즈 ETF(TSLL)에서도 8월 한 달간 5억5400만달러가 유출돼 지난해 초 이후 월간 최대 이탈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가 13% 가량 급등했던 이번 주에도 테슬라가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1위 주식(ETF 제외)로 집계됐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테슬라 주식을 약 6090만달러 순매도했는데 2·3위 종목인 아이온큐(1700만달러), 애플(1200만달러)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테슬라 급등세를 뒷받침했던 충성도 높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열기가 식었다"고 최근 분석하기도 했다.

▲테슬라(사진=로이터/연합)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종횡무진 행보 등의 영향으로 '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머스크 CEO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어 대통령과 밀착관계를 형성하자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정치적 반대 기류에 부닥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마저 갈등으로 끝나면서 테슬라 주가도 내리막을 탔다.
테슬라가 지난 6월부터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주가 또한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보조금) 폐지와 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가에 하방 압박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6월 48.7%에서 7월 42%로 급감했고 지난달엔 38%로 추락했다. 테슬라 점유율이 40%를 밑돌은 적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현대차, 기아,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은 7월 전기차 판매가 60~120% 급증해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할부로 구매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판매 실적이 높아진다.
이에 더해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저장 장치 사업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점 등이 월가의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규모 배터리 저장 시스템인 '메가팩3'와 '메가블록'을 공개했다. 여러 개의 메가팩을 통합한 메가블록은 산업용 전기설비 건설 비용을 종전보다 40% 절감하고 설치에 걸리는 시간은 23% 단축하도록 설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에 대해 “그는 세대를 대표하는 리더"라며 “향후 10년 동안 회사를 그와 같이 이끌 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