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추가 2회 인하 시사했지만…미 금리전망 불확실한 이유는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18 12:10

美 연준, 기준금리 4.00~4.25%로 인하
예상과 달리 ‘트럼프 측근’ 마이런만 빅컷 주장
올 연말 점도표 중간값 3.6%…FOMC 약 절반은 “최대 1회 인하”
“파월 ‘위험관리 인하’ 발언은 매파적…금리 결정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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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EPA/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가운데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해온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동조한 위원은 한 명에 그쳤고, 향후 추가 인하 횟수를 둘러싼 위원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면서 향후 금리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0.25%p 내렸다.


주목받는 점은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0.25%p 인하에 반대해 '빅 컷'(금리 0.5%p 인하) 의견을 낸 의원은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겸임) 단 한 명뿐이었다는 것이다. 마이런 이사의 빅컷 투표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도 빅컷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 둘은 지난 7월 FOMC 회의에서 다수 의견이었던 '금리 동결'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낸 바 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회의에서 반대표가 1표에 그치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구성원 교체만으로 원하는 금리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권을 가진 한 명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믿기 힘들 만큼 설득력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FOMC에서 가장 놀라운 일은 반대표가 1표에 그쳤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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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9월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

연준은 또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3.6%로 나왔다. 연말까지 0.25%p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점도표에 반영된 전망은 어디까지나 '중간값'일 뿐이고 위원 간 의견 분산이 컸기 때문이다. 점도표는 투표권이 없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해 총 19명의 위원이 제출한 예상치를 반영한다.


2025년 연말에 기준금리가 현 수준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은 7명에 달했고 1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이다. 2회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9명이었고, 마이런 이사로 추정되는 한 위원은 2.75∼3.00%로 현 수준 대비 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FOMC 위원 중 절반 가량이 적극적인 금리인하가 불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심지어 2026년 금리 인하는 1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시장이 기대한 3회 인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6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역시 2.75∼3.75%로 넓게 분산돼 있었다.


이는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을 경계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이어갈 것임을 보여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한 사람을 제외한 모두가 25bp 인하에 동의했다"며 “인플레이션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책금리가 낮아질수록 매파적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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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P/연합)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냈다. 그는 “노동 시장이 매우 견고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결정을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 cut)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회성 가격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를 통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의 전망치는 6월에 발표된 1.4%였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노동시장 약화 우려가 커진 점이 이번 금리 인하의 핵심 배경이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경제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파월 의장의 진단은 향후 고용·물가 지표에 따라 연준이 추가 인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웰스파고 증권의 브랜던 맥케나 전략가는 “파월의 '위험관리 인하' 발언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연준은 추가 인하에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울프 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양대 책무(물가 안정·최대 고용)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어 금리 결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쪽으로 과도하게 기울면 다른 쪽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임기가 끝나더라도 연준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까지지만 전임 연준 의장들은 보통 임기 종료 후 이사직도 내려놨다. 파월 의장이 이 같은 전례를 깨고 잔류할 경우 2028년까지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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