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실질성과’가 우선...지역정가·시민단체 지적

▲여주시청 전경 제공=여주시
여주=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여주시가 최근 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한 일부 언론 비판에 대해 “성과 없는 공회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정작 내세운 근거는 '행정절차 단축'과 '전국 최초 타이틀'에 불과하다는 일부 지역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지적이다.
아울러 실질적인 기업입주와 고용창출 등이 현재까지 가시회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를 과도하게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행정절차 빨랐다" 자화자찬…시민 체감 성과는 '제로'
여주시는 지난 16일 <여주 산업단지, '공회전' 없이 쾌속 질주!>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가남일반산업단지 클러스터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것을 두고 “통상 3년 걸릴 절차를 1년 이상 단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정가에선 “심의 통과는 행정적 과정의 일부일 뿐, 실제 착공과 분양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냉담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산단이 들어온다더니 고용효과는 커녕 눈에 보이는 변화조차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쾌속 질주'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까지 산업단지 조성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체감효과는 여전히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여주시는 현재 15개 산업단지를 추진 중이라 밝혔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설상 산업단지 지정고시가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기반공사와 분양, 기업입주까지 이어져야만 지역 고용창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과 부풀리기'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고용창출은 단순히 기업이 들어온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지역 인력을 얼마나 채용하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입주의향 20곳...하지만 서류상의 성과일 뿐"...성과는 '아직'
여주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수천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은 이에 신중한 시각을 보인다.
시는 가남산단에 반도체 관련 기업 20여 곳이 입주 의향을 밝혔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의향은 어디까지나 의향일 뿐"이라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기업들이 실제 계약이나 착공에 나서기 전까지는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기정사실화해 고용효과까지 언급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며 시민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더욱이 여주시가 거론한 A기업·B기업·S기업·E사 등의 사례도 대부분 '인허가 진행 중'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마치 굵직한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시민에게 실질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홍보만 앞세우는 것은 책임있는 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전국 최초는 전시 행정의 전형(?)"....기업입주와 고용 성과 보여야
특히 여주시는 보도자료에서 “자연보전권역 내 대규모 산단 1호 사례"라는 전국 최초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전국 최초라는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며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과 기업유치의 확실한 결과이지, 절차상의 '최초'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여주시 전역은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으로 환경훼손 우려가 큰 지역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규제 완화라는 명분 뒤에 환경파괴 가능성을 은폐한 채 성과를 부풀리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검토 목소리 일축, 독주행정 우려"...시민 반응도 냉담
여주시는 “산업단지 정책의 구조적이고 세밀한 재검토(기업유치 등)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중앙정부·경기도 정책방향과 일치한다"며 일축했으나 이는 비판을 회피하는 태도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여주시는 비판을 귀담아듣기보다 성과 홍보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시민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보도자료가 아니라 실제 투자와 일자리"라고 강하게 힐책했다.
이와함께 시민들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가남읍의 한 자영업자는 “산단 조성 이야기는 수년째 나오지만 가게 매출이나 생활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며 “성과 없는 홍보만 반복되니 신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기업이 들어와 일자리가 생긴다고 했는데 아직도 말뿐"이라며 “시민들은 구체적인 변화와 효과를 원한다"고 했다.
결국 여주시의 산업단지 정책은 '전국 최초'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실질 성과 없는 행정홍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행정절차 단축만으로는 지역발전을 담보할 수 없으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고용·투자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보여주기 행정"이라는 낙인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속도전에 매몰된 접근이 아닌 장기적 지역전략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여주시가 강조하는 행정절차 단축 성과와 실제 주민들이 기대하는 일자리·투자 효과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크며 추진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입주 확정과 가시적 고용성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책임있는 공직자의 자세 절실...홍보보다 실질적 성과 필요
산업단지 조성은 단순한 행정 성과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적 사업이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직자의 책임있는 자세다.
공직자는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이다. 따라서 행정 절차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시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정책을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산업단지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고용·주거·환경 등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행정적 성과만 앞세운다면 결국 시민 불신만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보도자료가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변화"라면서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주체는 바로 책임있는 공직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충우 여주시장을 올 초 “70개 기업유치, 1500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은 발표됐지만 실제 착공과 고용창출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어 '공수표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