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있는 20~30대, 50세 이전 암 발병 위험 높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23 15:46

분당서울대·고려대 의대·보라매병원 공동 연구팀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약 288만명 장기 추적 연구

대장암·신장암·자궁내막암 등 발병위험 1.3~3.8배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문준호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석송 교수, 교신저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은 20~30대 지방간질환 환자의 50세 이전 조기 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20% 가량 높아 이들을 새로운 암 위험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23일 밝혔다.




지방간질환은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병으로, 음주뿐만 아니라 비만·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지방간염과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악화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지방간질환과 조기 발병 암의 연관성을 검증하고자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기반, 2013~201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0대 287만 7245명을 대상으로 소화기·비뇨생식기·호흡기·내분비 등 전신에 걸친 23가지 암 발병률을 최장 10년간 추적 관찰하는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젊은 지방간질환 환자는 일반인 대비 조기 발병 암 위험이 약 20% 증가했는데 △대사이상성(19% 상승) △대사 및 알코올 복합성(12% 상승) △알코올성(21% 상승) 등 모든 지방간질환 종류에서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암종별 분석에서는 비만이 암 발병 요인으로 작용하는 '비만 관련 암'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대장암은 젊은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상대위험도가 최대 1.32배에 이르렀으며, 신장암(최대 1.53배), 갑상선암(최대 1.36배), 자궁내막암(최대 3.78배)도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최근 청년층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비만과 지방간질환이 50세 미만 암 발병의 고위험 인자임을 시사하며, 이러한 위험에 노출된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기 암 진단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의 국제학술지(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


문 교수는 “50세 이전에 발생하는 암은 진행이 빠르고 공격성이 강해 조기 진단 및 치료 여부에 따라 예후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비만 및 지방간질환은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워 방치하는 환자가 많으므로, 젊은층에서 진단율을 높이고 암 발병 모니터링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통합적 검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간질환은 서구화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젊은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지방간연구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20~30대 기준 지방간질환을 앓는 비율은 34.3%(2017년)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4년 지방간 진료 환자는 총 41만 4286명으로, 남자가 24만 2574명 여자는 18만 1712명이었다. 이 중 20~30대는 남자가 약 5만 7000명, 여자는 약 2만 5000명 정도이다. 남자는 40~50대, 여자는 50~60대에서 환자가 많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