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8곳 당기순이익 2.3조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 전망
전속·GA채널 설계사 수 50만명

▲보험사들이 주력상품 부진 등으로 실적 향상에 애를 먹고 있다.[사진=챗GPT]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체 수치를 끌어올리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업을 중심으로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는 평가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8곳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2조263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4% 가량 낮은 수치다.
올 상반기 기준 생·손보사에 몸담고 있는 전속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가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맨파워'를 꾸준히 끌어올렸음에도 상반기 -15%에 이어 호실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다.
생보, 미래에셋 '하드캐리'에도 9% 이상 감소
업권별로 보면 생보사(-9.4%)의 표정이 손보사(-0.3%) 보다 좋지 않다. 삼성생명(6670억원)은 6.6% 감소가 점쳐진다. 건강보험을 앞세워 상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으나, 종신보험의 금리 민감도가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삼성생명이 종신보험 비중을 낮추고 건강보험을 비롯한 고수익 상품군 익스포저 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별도 기준 2065억원)은 상반기 합산 보다 낫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2.8% 낮은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의 부메랑을 맞은 모양새다.
한화생명이 북미·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이지스자산운용과 굿리치 인수 후보로 꼽히는 것도 실적 개선을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동양생명(440억원)은 51.3% 하락이 예상된다.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특별격려금의 여파다. 노사갈등을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었지만, 단기적인 부담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290억원, 이상 별도 기준)은 723.6%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올 4월 중순 500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가 6700까지 오르고,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지수도 1만5870.9에서 2만2660.0으로 치솟는 등 국내·외 증시 상승에 힘입어 변액보험 판매가 활발해진 덕분이다.
손보, 집중호우 등 車보험 손해율 향상에 속앓이
손보사들도 상황이 좋지 않은건 매한가지다. 업권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향상이 '아픈 손가락'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화재(연결 기준 5506억원)는 0.7% 하락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다.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사고 증가 등 보험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차보험이 적자전환했지만, 다른 상품군과 투자손익이 '마지노선'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DB손해보험(4368억원)의 경우 3.8% 하락이 점쳐진다. 차보험 손해율 관리 역량이 충격을 흡수해왔으나, 증권가에서는 DB손보도 적자를 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미국·유럽에서 특종보험 등을 판매하는 포테그라그룹을 인수하는 것도 한계에 봉착한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현대해상(2396억원)은 상장 손보사 중 유일하게 나아진(+12.3%) 성적표가 기대된다. 차보험의 부진은 여타 기업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으나, 보험계약마진(CSM) 마진을 끌어올린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해상이 양질의 신계약 유입을 통해 체질을 개선 중이라고 판단했다. 신계약 CSM 전환배수가 과거 대비 개선되고 있으며, 업계 상위권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이유다.
한화손해보험(899억원, 이상 별도 기준)의 경우 1.2% 감소가 예상된다. 한화손보에서도 차보험 손해율이 걱정거리로 꼽혔다. 그러나 여성 건강보험 등이 힘을 내는 중으로, '퍼마일자동차보험' 등을 판매하는 캐롯손보의 합류를 계기로 시장 내 입지와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에 따른 종신보험 수익성 하락, 손보사는 추석 연휴 기간 늘어나는 교통량으로 인한 보험금 부담 가중 등이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본업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만큼 향후에도 투자손익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