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신임 새만금개발청장 “개발 속도 높이겠다” 밝혀
“부지 절반 매립 완료, 90% 민간에 매각 마쳐”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전북 군산 새만금개발청 본청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새만금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지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공약의 기반이기도 하다. 제대로 개발하면 영호남 지역간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의 숙원대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7월 취임한 김의겸(62·사진) 새만금개발청장의 각오다. 김 청장은 최근 전북 군산 청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20일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김 청장의 첫 언론사 인터뷰다. 김 청장에 따르면, 새만금 개발지 전체 토지 가운데 절반 정도의 매립을 마쳤으며, 매립지 대부분이 이미 민간 기업 등 외부에게 매각된 상태다.
- 취임 후 새만금 현장을 둘러보고 가장 먼저 느낀 문제점이나 고민은 어떻게 하고 있나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에너지 대전환, 에너지 고속도로 문제를 말씀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가 시책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산단을 제시했다. 이것이 새만금사업의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새만금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역이다. AI를 비롯해 대량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첨단 사업을 새만금에서 친환경 에너지 산단의 중심이 되도록 기틀을 세우겠다. 또 RE100 산단을 통해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보급하면 이것이 유인책이 돼 새만금이 위치한 전북 지역의 정주여건도 강화될 것이다.
“새만금 부지는 여의도 140배 크기, 영호남 불균형 문제 넘어 지방 소멸 해결 가능한 무대"
- 전국 산단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이 산단만 존재하고, 이를 받쳐주는 기반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새만금이 산단 성공에 있어 어느 정도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 새만금은 전체 크기가 1억2300만평으로, 서울 전체 면적의 3분의 2 크기다. 한강 이남보다 크고, 여의도 면적의 140배 규모가 되는 광활한 여건이다. RE100 산단 지정은 전남 무안이나 광양 등과 새만금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만금의 강점이라면 앞서 열거한 지역은 태양광 에너지만 주로 존재하고, 산업단지가 없다.
또 경쟁지역들은 주로 농촌지역들이라 정주여건이나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만금은 산단이 이미 조성돼 있고, 현재도 들어오고 있다. 군산이라는 도시를 통한 인프라 시설도 어느 정도 충족돼 있다.
- 새만금개발이 국가적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이 대통령이 강조한 에너지고속도로 정책을 보면 예전 경부고속도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1960년대 우리나라가 농업 중심 사회에서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그 축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산업수요가 창출됐다. 단순한 물류 이동이 아닌 도로 축을 따라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이 마련됐다. 이 와중에서 호남 지역은 식량 공급지로서의 역할에만 그치고, 영남에 비해 소외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전라도가 경제적으로도 낙후되면서 이는 정치적인 불안 요소로도 작용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에너지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첨단 사업의 유치, 신성장 동력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지면서 영호남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지방이 소멸하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취임 이후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 부분에 있어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 새만금개발을 통해 지방이 살아날 수 있다는데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 혹자는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자원과 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물론 과거부터 시행했던 이런 전략으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어서면서 이같은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 지금 현 시점에선 이미 3만달러를 넘어 4만다러에 도달했어야 하는데 계속 정체 상태다. 이는 그만큼 수도권 포화 현상으로 인해 생산성의 증대가 일어나기 보다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봐야 한다. 새만금개발은 국가적인 에너지 자원의 분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전북 군산 새만금개발청 본청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지금 새만금 개발에서 가장 시급하게 손봐야 할 부분은?
▲ 개발 에너지를 곳곳에 전파할 수 있는 네크워크망의 부재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새만금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현지 공장이나 산단에서 바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감안하면 반드시 새만금에서 개발된 에너지를 외부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만금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신속하게 화성 등 수도권 산단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HVDC·고압직류송전망)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전력이 올해 초 밝힌 계획에 따르면 이를 2036년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이미 그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해도 효율적인 사용이 어렵다.
“LS그룹, 새만금 개발 통해 실질적 기업 유치…기술 노하우 갖춘 미국과의 관계 문제 중요"
- 새만금 개발을 통한 기업 유치 활동은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고 있을까
▲ 최근 LS그룹과 협업해 새만금 산단에서 4만 평 규모의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만나 HVDC 건설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나눴다. 구 회장에게 한전이 제시한 2036년 HVDC 준공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으니 이를 당길 수 없는지 물었다. 구 회장은 해저 밑바닥으로 전선이 깔리는 토목공사의 어려움이 있지만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면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하더라. 문제는 HVDC 건설에 있어 필수적인 전선을 만드는 부분에서 국내 최대 전선 기업인 LS 전선도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HVDC 전선의 필수 기술과 노하우가 미국에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과의 협업이 중요한만큼 우리 기업들이 미국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새만금이 전국가적으로 필요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은 갖추고 있는지
▲ 전북의 태양광 생산 능력은 수요에 비해서 공급은 충분하다. 문제는 태양광 에너지를 전력화 시키는데 필수적인 송배전망을 한국전력이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 동안 이를 소홀히 하면서 현 정부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 새만금 개발이 성공하기 위한 어떤 실행 전략을 구상 중인가.
▲ 재생에너지 공급을 6기가와트(GW)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이재명 정부 임기 내인 2030년 이내 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 취임 이후 새만금개발이 개선되고 있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는지
▲ RE100 산단을 조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과 행정적인 뒷받침을 제공하고 있다. 깨끗하고 값싼 전기를 제공하는 것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재생에너지는 공짜다. 시스템 구성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저럼한 비용으로 풍부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들도 재생에너지를 싸게 확보활 수 있는 새만금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을 위해 1년 전기료만 4조원을 쓴다. 만약 새만금에서 전력을 반값에 제공하면 삼성전자도 1년에 2조원으로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새만금 땅 값은 수도권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저비용 강점을 통해 유수 기업을 유치하면 정주여건이나 교육 여건들도 지금은 뒤처지지만 기업들을 유치하면 세이브한 재원으로 인프라도 발전 시킬 수 있다.
“국회서 특별법 제정해 개발 속도 더욱 높여야, 기업 혜택도 파격적 제공"
- 새만금 산단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는
▲ RE100 산단 특별법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항으로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정부에서 재정적, 제도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인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은 굉장히 넓은 땅이다. 유수의 대기업이 들어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사람이 몰릴 것이고, 기반 수요인 학교나 병원 등도 갖춰질 것이다. 이러려면 반드시 국회에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속에서 새만금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되나
▲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재생 에너지의 불완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새만금개발은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수소 연료 전지 등 지역 내에서 관련 인프라를 갖추려 하고 있다. 2023년 7월에 지정된 새만금 2차 전지 특화 단지는 이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성과들이다.
새만금에서 생산된 2차 전지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아닌,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새만금에 부지는 많다. 중소기업들이 새만금에서 공동 연구를 통해 효율적으로 2차 전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새만금에 중국 업체 등이 들어오는데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
▲ 2차 전지 생산 중국 업체가 들어올 경우 기술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 기업에 우리 기업이 밀릴 위험은 있다. 그러나 오히려 미중 간 관세 전쟁으로 중국 생산품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 이는 우리 기업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 할 수 있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전북 군산 새만금개발청 본청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새만금 산단에 유치되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혜택은 충분한가
▲ 새만금에 들어오면 현재 법인세 등 세금이 아예 면제되고 있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새만금 개발 투자 유치 기업에 3년 동안 법인세가 100% 면제되고, 2년 동안 50% 면제되는 3+2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 새만금 지역을 여전히 늪지대로 보는 등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 새만금 사업이 워낙 오래전부터 진행되던 사업이다보니,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대해 실망하는 분들도 다수 계신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잼버리 실패 등 사건으로 관련 예산이 삭감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에선 삭감된 예산을 다시 회복했다. 또 현 정부는 새만금 사업의 성공의 열쇠를 속도로 보고, 신속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도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새만금개발청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중 특히 무게를 두시는 부분이 어떤 방향인지.
▲ 조력 에너지 강화를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산 확보도 해놨고, 내년 상반기에 사업 구상 및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겠다. 이재명 정부 내에 조력 사업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새만금산단 조력 발전은 수질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방조제 안의 물을 활용하다보니 물의 순환에 있어 취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방조제 규모를 확대해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
- 정부 부처가 개편이 됐다. 새만금 개발에 있어 부처 간 소통 부재로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까
▲ 새만금 개발 성공을 위해선 모든 부처가 그 필요성을 공동적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북도와 협업 문제 없어…군산-김제-부안 등 새만금 내 3개 시군 관할권 놓고 다툼 조율"
-청이 소재한 새만금청이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전북특별자치도등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업도 중요하다.
▲ 전북도와의 협업은 잘 진행 되고 있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새만금 지역 내 군산, 김제, 부안 등 3개 시군이 각자 자기 지역의 관할권 확대를 위해 목소리를 키우다 보니 불협화음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 3개 시군 책임자를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솥안의 밥이 익지도 않았는데 자기 밥그릇에 담으려고 아웅다웅 하다보면 솥이 엎어진다. 우선은 자기 그릇에 밥을 푸려하지 말고 밥을 잘 짓는데 집중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 성공으로 밥이 잘 지어지면 3개 시군이 메가시티로 함께 더욱 발전할 수 있다.
- 새만금개발을 위한 기업 유치 작업은 얼마나 진행 중인가.
▲ 현재 매립을 통해 산단으로 조성된 부지는 90% 정도 외부에 매각됐다. 다만 아직 매립하지 않은 땅도 상당수로, 전체 새만금 개발 부지 중 48% 정도가 매립을 완료한 상태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부지를 매력적인 예비 산단 부지로 개발하겠다. 연말 특별법이 제정되면 부지 매립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김의겸 청장은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이다. 1963년 5월 22일 경상북도 칠곡군 출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겨레신문 입사해 국제부, 정치부, 사회부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특종 보도로 유명해졌다. 2017년 기자직을 그만둔후 2018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2019년 3월 대변인 사퇴 후 2020년 3월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21년 3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1번 김진애 의원이 사퇴하면서 의원직을 승계했다. 2022년 9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맡았으며 2024년 4월 총선에선 낙선했다. 2025년 6월 대선에선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7월 제7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