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노벨 생리의학상 해설] 질병치료 넘어 면역학적 기본원리 밝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07 08:15

1형 당뇨병과 류마티스관절염 등 정복의 '희망봉'

임상시험 국내외 진행 중…양방향 중개연구 가능

서울성모병원 제갈동욱·이주하 교수의 평가·비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 연구로 인체 면역체계 이해에 기여한 미국의 메리 E. 브렁코, 프레드 램즈델, 일본의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 등 3명에게 돌아갔다.




브렁코는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의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 램즈델은 샌프란시스코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의 과학 고문이며, 사카구치는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다.


세 연구자는 면역 세포가 인체를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존재를 규명했다. 이 발견은 암과 자가면역질환 치료 연구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제갈동욱 교수


7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제갈동욱 교수(진단검사의학과)에 따르면, T세포 수용체는 자신에서 유래하는 수용체도 만들어서 자기를 인식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 흉선에서 자가인식 T세포를 제거하여 류마티스 관절염·루프스와 같은 자가항체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카구치는 '자가 인식 T 세포를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했다. 자가인식 T세포는 CD25를 발현하며, 이러한 CD25 세포가 존재함을 발견한다. 이러한 CD25 T세포를 실험군 쥐에 투여하면, 자가면역 질환을 억제한다는 것을 사카구치가 발견한 것이다.




브렁코와 램즈델은 이 발견 유전자 수전에서 실증적으로 증명했다. X염섹체에서 FOXP3 유전자를 발견하였고, 이를 IPEX 증후군 환자에서 실증했다. 결론적으로 FOXP3유전자가 CD25 T cell의 성숙에 중요함을 발견하였고, CD25 T세포는 자체 단백을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함을 증명했다.


제갈동욱 교수는 “자가조절 T세포가 발현하는 T세포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정상 T세포에서 발현하게 한다면 난치병으로 알려진 루프스, 1형 당뇨병,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T세포를 환자에게서 채취하여, 증폭시킨 후, 인위적으로 이러한 수용체를 발현하게 하는 CAR-Treg 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임상시험이 현재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주하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기초면역학이 임상의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전환시키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단일 전사인자(FOXP3)가 조절 T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총괄 조절한다는 분자생물학적 발견은 자가면역질환발병에 핵심적으로 기여하는 기전임을 보여주며, 기초의학의 힘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성모병원 이주하 교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주하 교수


이 교수에 따르면, 특히 주목할 점은 희귀질환 연구가 일반 질환 이해의 돌파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IPEX 증후군은 정확한 통계는 알수 없지만 100만 명당 1명 미만의 극희귀질환이지만, 이 환자들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가 류마티스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같은 흔한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를 제공했다. 이는 기초의학 연구에서 '모델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단순 질병치료를 넘어 면역학의 기본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과학적 가치가 크다.


이 발견의 진가는 양방향 중개연구(bidirectional translation)를 가능케 했다는 데 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FOXP3+조절 T세포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 내 조절 T세포를 억제하는 정반대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