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위원회, 13일 국회서 국정감사 첫 개최
민주당, ‘김건희 특혜 의혹’ 양평 고속도로 문제 추궁
국민의힘, 집값 대책 실효성·‘건설사 때리기’ 등 비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김유승 기자
13일 개막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건설업 산업재해 개선 방안, 수도권 집값 안정 대책 등을 놓고 여야가 거센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건설업계 안전 문제를 두고 '기업 때려잡기'라고 반발하며 대출 규제를 비롯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정조준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등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첫날 국감은 건설 안전과 부동산 정책, 양평 고속도로 문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2022년도 11월 당시 준비 서류에 과업 지시가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으로 돼 있다. 보고서의 계획의 목적 및 개요에도 양평군 영서면을 종점으로 한다고 기재돼 있다"며 “이 타당성 조사를 반영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뤄졌다면, 이대로 종점은 변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1월 13일에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구성되고 2월 6일 위원들에게 심의 요청이 들어간다. 이 자료에 대안1이 강상면으로, 대안2는 양서면으로 바뀐다. 통으로 갈아엎은 것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실무를 맡은 김 모 서기관이 타당성조사와 평가를 모두 주도한 뒤 도로정책과에서 도로건설과로 옮겼는데,이는 계획부터 준공까지 일관되게 관여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2023년 8월 경 당시 국토부 미래전략담당관이 본인 업무와 관계 없는 일임에도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에 반대 의견을 낸 전문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비공식 용역을 제안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국토부가 모든 것을 특검에만 맡기지 말고, 내부에서 먼저 조사와 감사를 실시해 업무를 지시한 윗선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말씀하신 내용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고, 김윤덕 장관은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내부 감사나 점검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건설업 산재 대책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의 산재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에서도 산재는 발생하는 등 산재는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며 “기업 때려잡기식 처벌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도“10대 건설사에서만 중대재해 전담 조직에 761명을 고용해서 비용이 1445억원이 투입된다"며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 2만1117명을 고용하는 데도 연간 6914억원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 비용이 필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막대한 자원이 주로 보고서 작성 등 행정 업무에 소진된다. 서류 작성과 법정 교육 이수 등 행정업무 위주로 인력이 투입되는 구조를 개선해, 고위험 업무에 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채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다"며 “정부의 산업재해 근절 의지가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오후 5시부터 주요 건설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시켜 산재 문제를 추궁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대부분 이를 철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대출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 불안을 촉발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바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대출을 조이는 정책이 패닉바잉(불안 심리에 따른 매수)과 전세 시장 경색 등을 초래했다"며 “실정에 맞는 충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진영 의원도 “135만호를 새로 공급한다 했는데, 이중 신규 공급이 정확히 몇 호인지 주무장관이 수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공급 대책을 못 믿는 것"이라며 “세 번째 발표할 정책에는 직을 걸고 효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대책이 부분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본다. 6·27 대책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억제책"이라며 “직을 걸고 책임지는 자세로 국토부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