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엔화와 미 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또다시 내놓으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월 이례적인 평가에 이어 두 번째 발언으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행이 올바른 통화정책을 따른다면 엔화 환율은 적절한 수준에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다만 현재 엔화 환율 수준이나 이달 30일 예정된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결정 전망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베선트 장관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8월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지난 8월 1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그들(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뒤처져 있다"며 “그들은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 문제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엔화를 시작으로 한국 원화를 포함한 주요국 통화 절상을 압박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엔화 약세를 유도해 부당한 무역상 이익을 얻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으며, 주요 교역국들의 환율 조작을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날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최근 엔/달러 환율이 상승세(엔화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엔화 환율은 지난 10일 달러당 153.27엔까지 급등, 8개월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시 6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150.87엔 수준으로, 약세 흐름이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웃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아베노믹스'를 지지하며 금리 인상에 반대 입장을 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의 집권이 예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공명당이 연정 이탈을 선언했음에도 다카이치 총재가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에 필요한 표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당선 직후 일본은행의 금리정책과 관련해 “재정정책이든 금융정책이든 책임을 지는 것은 정부"라며 “2년 연속 물가가 올랐으면 이미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이 이달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왑 시장에서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난달 말 70%에서 현재 15%로 급감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 7월 기준금리를 종전 0∼0.1%에서 0.25%로, 올해 1월에는 0.5%로 각각 올리고서 약 8개월간 0.5%를 유지해왔다.
일각에선 엔화 환율이 더욱 치솟아야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몸마 가즈오 전임 일본은행 집행이사는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어서면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새 정부도 인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이를 용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