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브로드밴드 아파트 일반전화… 반복되는 통신고정 장애에 주민들 “생활이 마비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19 10:00

한 달에 두 번 '먹통',반복되는 회선 장애에 고령층 불안 '극심'




보상제도 유명무실… 통신사 관리·점검 책임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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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브로드밴드 사옥 전경 사진= 네이버 캡쳐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한 달에 두 번은 전화가 안 됩니다. 집에 있는 노모에게 연락이 안 되니 불안해서 퇴근도 못 하고 집으로 뛰어갑니다."



대구시 달서구 한실로 A아파트에 사는 주민 이모(66) 씨는 지난 한 달 동안 두 차례 정도 SK브로드밴드 일반전화 불통 사태를 겪었다.


통신장애가 발생한 시간은 짧게는 3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 그러나 정확한 원인이나 복구 시점조차 안내받지 못했다.




해당 아파트는 13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위형 단지로, 노년층을 중심으로 상당수 가구가 여전히 일반전화 회선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달부터 시작된 SK브로드밴드의 '고정통신 장애'가 반복되며 주민들이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민 김모(68) 씨는 “지난달에도 전화가 하루 종일 안 됐고, 이번 달엔 주말에 또 끊겼다"며 “인터넷이야 그렇다 쳐도 전화는 응급 상황 때 꼭 필요한데 이게 계속 이러면 어떻게 사느냐"고 호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SK브로드밴드가 원인을 공개하지 않은 채 복구만 반복하고 있다"며 “사전 통지나 사후 보상 절차도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본지 취재에 “일부 지역 회선에서 간헐적인 신호 오류가 발생해 통화 장애가 있었다"며 “현재는 복구 완료 상태이며, 원인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복적 장애가 '노후된 교환장비' 또는 '지역국사 내 회선 과부하'와 관련 있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통신기술 전문가 A모 박사(한국통신학회)는 “일반전화는 교환기 기반 회선망으로, 노후 장비가 유지보수 없이 운영되면 고정장애가 반복된다"며 “장애가 주기적으로 발생한다면 설비 교체 없이 임시 복구만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장애 발생 후의 대응이다.


18일 주민들에 따르면 전화가 불통된 날에도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에서는 “확인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됐고, 정확한 원인·복구 시간 안내는 없었다.


입주민 박모 씨(53)는 “전화가 안 돼 고객센터에 신고했더니 '장애 접수는 됐지만 복구 예정 시간은 모른다'는 말만 들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나 문자로 공지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 공지와 사후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오래됐다.


방송통신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통신 3사의 고정통신 장애 신고 중 SK브로드밴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27%로, 타사 대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번 장애는 고령층 주민들에게 더 큰 불안을 안겼다.


70대 주민 이모 씨는 “휴대전화가 익숙하지 않아 집 전화만 쓰는데, 응급상황 때 연락이 안 되면 위험하다"며 “통신사에 몇 번이나 말했지만 '조사 중'이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지역사회 복지 관계자도 “고령자 중엔 치매나 독거노인이 많다. 유선전화는 긴급 구조나 돌봄 시스템의 기본 연결망"이라며 “통신 장애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사업자는 서비스 장애로 인한 이용자 피해에 대해 요금 감면 등의 보상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실제 보상을 받으려면 고객이 직접 장애 발생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통신사가 장애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이용자 신고 없이는 자동 보상이 되지 않는다"며 “고정통신 이용자는 대부분 고령층이라 피해보상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국사 장비 노후 여부를 포함해 근본 원인을 점검 중"이라며 “필요 시 장비 교체와 회선 보강 등 장기적 개선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상 절차를 안내하고, 긴급복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중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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