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터널에서 미래유산으로…원주 똬리굴, 관광열차와 함께 새 출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19 22:19

19일 관광열차 반곡역에서 똬리굴 입구까지 6.8km 달려
폐선 철길, 도시숲과 관광벨트로 재탄생…80년 만에 시민 품으로

관광열차

▲19일 반곡역에서 출발한 관광열차가 똬리굴 입구까지 6.8km를 달려 도착하고 있다. 박에스더 기자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 금대리 똬리굴(또아리굴)이 단순한 폐선 철도터널이 아닌, 지역의 새로운 미래유산으로 다시 태어난다.




원주시는 19일 오후 1시 반곡역에서 반곡–금대 관광열차 시범 운행과 함께 똬리굴 착공 기념식을 열고, 동부권 관광 허브로 도약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날 처음 승객을 태운 관광열차는 반곡역을 출발해 금대리 똬리굴 입구까지 6.8㎞ 전 구간을 달렸다. 시범 운행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관광열차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지역 주민·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다. 시는 이를 통해 반곡–금대 관광 활성화 사업의 진척도를 시민과 공유했다.



총사업비 954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폐선된 중앙선 반곡역부터 치악역 구간을 관광 자원화해 원주 동부권을 관광·문화·휴양의 복합 거점으로 육성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착공식

▲원주시는 19일 똬리굴앞에서 '반곡~금대지구착공' 퍼포먼스로 시삽식을 하고 있다. 제공=원주시

금대리 똬리굴은 국내에 단 두 곳뿐인 루프식(spiral) 철도터널로, 길이 약 1.97㎞에 달하는 국내 최장 루프터널이다. 1940년대 중앙선 건설 당시 치악산 자락의 험준한 고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한국전쟁 시기에는 주민과 군인들의 은신처로도 쓰였다. 내부에는 석순과 종유석, 소연못 등 자연동굴 경관까지 남아 있어, 공학적·역사적·자연사적 가치가 공존하는 복합 유산으로 평가된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똬리굴은 단순한 버려진 터널이 아니라, 원주의 산업사와 전쟁사, 생활사를 아우르는 공간"이라며 “오늘 우리는 오래된 철길 위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 한때 중앙선 열차가 달리던 이 구간이 이제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시민의 추억과 미래를 잇는 문화관광 자원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혁신도시에 소재한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행사를 위해 방문객에게 청사 옥외추자차장을 개방했다. 지난 4월과 5월 맺은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지자체와 이전 공공기관 간 협력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람길숲 전면 개통

▲지난 17일 중앙선 폐철도 전 구간을 활용한 치악산 바람길숲(총연장 11.3㎞)을 개통했다. 제공=원주시

한편 시는 지난 17일 중앙선 폐철도 전 구간을 활용한 치악산 바람길숲(총연장 11.3㎞)을 개통하기도 했다. 중앙선 폐철도를 활용한 바람길숲은 치악산의 맑고 신선한 바람이 도심을 따라 흐르도록 설계해 국내 최장 도시숲이라는 새로운 명소로 탄생했다.


치악산 바람길숲은 우산동에서 반곡관설동까지 도심 6개 동을 관통하며, 구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녹지 네트워크 역할을 한다. 주요 거점 공간으로는 △보행교로 재탄생한 우산철교 △옛 원주역을 리모델링한 원주센트럴파크 △전통시장과 연계한 중앙광장 △대왕참나무·수국길과 봉산정원 △보리밭 은하수 조명이 빛나는 원주터널 △번재마을숲과 유교역 파라솔 광장 등이 있다. 일부 구간은 철로를 그대로 보존해 “중앙선 회고의 숲"으로 꾸며 폐선의 역사를 추억할 수 있게 했다.


바람길숲 전면 개통

▲보리밭 은하수 조명이 빛나는 원주터널. 제공=원주시

시는 2020년 산림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설계와 주민 설명회, 국가철도공단과의 협약을 거쳐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4년 1단계 개통에 이어 올해 전 구간이 완성되면서, 치악산 바람길숲은 산림청 주관 '2025 전국 녹색도시 도시숲 우수사례 공모'에서 우수상(산림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우산철교는 도심 녹지축을 연결하며 보행 전용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옛 원주역은 휴식공간인 센트럴파크, 대왕참나무 및 수국길, 중앙동 4개 전통시장과 연계한 중앙광장, 큰나무 쉼터 봉산정원, 보리밭 은하수 조명 원주터널이 조성된다. 또한 번재마을숲은 다목적 잔디광장과 휴계공간으로, 무지개 철길과 파라솔을 설치한 유교역 광장 등이 있다.


일부 구간 철로는그대로 보존해 학성동 철길과 봉산동 중안선 회고의 숲으로 꾸며 폐철도의 역사를 간직한 추억으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원주시목인 은행나무길과 왕벚나무길, 이팝나무길, 대왕참나무길, 중국단풍길, 메타세타이어길, 청단풍길 등 총 23만본의 수목을 식재해 특색있는 다양한 숲길 테마를 만나볼 수 있다.


중앙광장

▲원주시는 오는 23일 전면 개통을 기념하는 시민걷기 행사를 중앙광장에서 개최한다. 제공=원주시

원주시는 이번 전면 개통을 기념해 오는 23일 오후 2시 중앙광장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시민 걷기 행사를 열어 '8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숲'을 함께 축하한다. 앞으로는 △원주센트럴파크 활성화 △전통시장과 연계한 문화행사 △야간 조명과 계절별 테마숲 프로그램 △지역 예술가와 협업한 경관 연출 등을 통해, 치악산 바람길숲을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도심 속 복합 문화·여가 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치악산 바람길숲은 과거 철도의 흔적 위에 새로운 숲을 심어 시민들의 삶에 쉼과 활력을 불어넣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앞으로 바람길숲을 중심으로 구도심이 살아나고, 원주가 '숲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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