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누리호 4차 발사…한화, ‘한국형 스페이스X’ 초읽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21 16:45

첫 야간 발사에 탑재중량·목표고도 상향 ‘기술 고도화’

우주산업 정부→민간…한화에어로 상업발사 시험대

비용절감 가격경쟁력이 민간우주시대 도래 핵심관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우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시대를 지나 민간 기업이 혁신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네 번째 비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발사는 단순한 기술적 도전을 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하는 민간 중심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성능 입증할 첫 야간 발사…더 무겁게, 더 높이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4차 발사가 오는 11월 27일 새벽 0시 54분에서 1시 14분 사이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누리호의 첫 야간 발사로, 다양한 시간대에 발사를 원하는 잠재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운용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4차 발사는 누리호의 기술적 성숙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3차 발사 당시 약 500㎏kg이었던 탑재체 총중량은 이번에 1040kg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목표 고도 역시 550km에서 600km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단순히 더 무거운 화물을 더 높은 궤도에 올리는 것을 넘어 누리호의 성능과 안정성이 한층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연이은 성공으로 쌓아 올린 기술적 신뢰성을 바탕으로, 누리호가 상업 발사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뉴 스페이스' 전환의 중심, 체계 종합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번 4차 발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정부에서 민간으로 우주 개발의 주도권이 이전되는 상징적 전환점이라는 데 있다. 우주항공청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 주도 개발인 '올드 스페이스'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인 '뉴스페이스'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체계 종합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I)으로부터 누리호의 설계→제작→발사 운용에 이르는 핵심 기술을 이전받아 대한민국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를 이끌게 된다. 이는 정부가 개발하고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시장을 개척하는 '한국형 스페이스X' 육성 전략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우주 토탈 솔루션' 비전…'비용 절감'이 성공의 열쇠

'우주 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앞에는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놓여있다. 현재 누리호의 발사 비용은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선두 주자에 비해 월등히 높아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다각적인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기술을 내재화해 원가를 낮추는 전략과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 센터'와 같은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통한 공정 효율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한 공급망 최적화 등이 거론된다.


누리호 4차 발사는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있어 단순한 이정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가적 염원을 이어받아 우주 경제라는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보여주는 대전환의 시작점이다. 이번 발사의 성공과 뒤이은 비용 혁신 노력이 '대한민국 뉴 스페이스 시대'의 성공적인 개막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사는 국내 최초 과학 관측 로켓 'KSR-1' 개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우주개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대한민국 대표 발사체 기업의 위치를 견고히 함으로써 정부의 후속 우주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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