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 필수품이 발암 물질?…EU 경고에 의료계 ‘발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21 17:03
EU-ETHANOL/

▲손 소독제(사진=로이터/연합)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손소독제를 둘러싼 발암 물질 논란이 유럽에서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연합(EU)이 손소독제의 핵심 성분인 에탄올을 발암 물질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 산하 유럽화학물질청(ECHA)의 한 실무 그룹은 지난 10일 내부 권고안에서 에탄올을 암과 임신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위험 물질로 구분하고 이를 대체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ECHA 살생물제품 심사위원회(BCP)는 내달 24일부터 27일까지 회의를 열어 에탄올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CHA는 “전문가 위원회가 에탄올을 발암 물질로 판단하면 대체를 권고할 것"이라면서도 “실제 사용 환경에서 안전하거나 대체 물질이 없을 경우 일부 용도에서는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부 권고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ECHA는 에탄올 금지와 관련해 올해 초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했는데, 접수된 약 300건의 의견 대부분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최종 결정은 EU 집행위원회가 내릴 예정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에탄올의 대체 물질로는 일반 소독제에 널리 쓰이는 이소프로판올이 거론된다. WHO는 다만 손소독제 사용에 대해선 에탄올과 이소프로판올 모두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에탄올과 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음주에서 비롯된다.


보건의료계와 산업계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클린 호스피털 네트워크' 소속인 알렉산드라 피터스 제네바대 교수는 “병원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료 관련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며 “알코올 기반 손소독제를 통한 위생 관리로 매년 전 세계적으로 1600만 건의 감염을 예방한다"고 강조했다.


피터스 교수는 이소프로판올에 대해 “오히려 독성이 더 강하다"며 “비누로 반복 세정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부가 손상된다. 손소독제가 없다면 간호사들이 수술 중 매시간 30분 이상 손 씻기에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